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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아웃렛에 ‘바나나맛 우유 카페’ 생긴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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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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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피트인·밀리오레·두타 등 패션 아웃렛이 즐비한 동대문 상권에 현대백화점이 ‘체험형 고급 아웃렛’으로 도전장을 냈다. 온라인 쇼핑 수요를 오프라인으로 전환하고, 동대문을 방문하는 유커(중국 관광객) 수요를 잡겠다는 의도다.

백화점 같은 인테리어 ?현대시티?
입소문 타고 개장 전부터 유커 북적
뷰티 클러스터 등 3040에 어필

현대백화점그룹은 11일 서울 을지로 케레스타(구 거평프레야) 지하2층~지상9층(총 영업면적 3만7663㎡)에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을 오픈한다.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은 ▶식음료 전문관을 포함한 체험형 매장 ▶원스톱 뷰티 클러스터 등 제품을 파는 곳보단 와서 놀고 즐기는 공간을 특징으로 한다. 바나나맛 우유 카페와 YG샵 같은 ‘유커 취향 저격형’ 콘텐트를 갖췄다. 인근 동대문 패션 쇼핑몰과는 확연하게 차이나는 ‘백화점 같은 인테리어’로 꾸몄다. 인테리어에만 200억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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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아웃렛이 몰려있는 동대문에 현대백화점이 ‘체험형 아웃렛’을 콘셉트로 도전장을 냈다.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 플래그십 스토어. [사진 현대백화점]

10일 프리오픈 때 돌아본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점엔 바나나맛 우유 플래그십 스토어(지하 2층)가 특히 눈에 띄었다. 중국인 선호도가 높은 빙그레의 ‘바나나맛 우유’로 만든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비롯, 바나나맛 우유 라테, 바나나맛 우유 빵, 바나나 머그컵 등 관련 상품을 판매한다.

김태규 빙그레 대리는 “바나나맛 우유는 지난해 중국 수출액만 150억원”이라며 “앞으로 유커들의 관광지 같은 매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0일 프리오픈 기간 중에도 소문을 듣고 찾아온 유커들이 대형 바나나맛 우유 모형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 옆에는 해태제과에서 운영하는 제과점 ‘해태로’가 있다. 즉석에서 감자를 튀겨 허니버터칩을 만들어 준다.

YG엔터테인먼트 소속 한류스타들의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YG존(지하1층)’도 오는 15일 문을 연다. 132㎡ 규모로, 매달 한 팀의 아티스트를 정해서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형태로 운영한다. 이달 말일까지는 그룹 ‘위너’의 노트·메모장·티셔츠 등 캐릭터 상품과 한정판 음반, 애장품 등을 판다. 위너는 지난해 골든디스크 신인상을 받은 5인조 댄스 그룹이다. 다음달 1일부터 한 달은 그룹 ‘빅뱅’의 애장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앞으로 싸이·2NE1 등 YG 소속 연예인의 캐릭터 상품을 꾸준히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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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에 입점한 소셜커머스 위메프의 매장. [사진 현대백화점]

국내 아웃렛 시장 규모는 올해 15조원 정도(업계 추산)로 커지지만 경쟁은 점점 심해지고 있다. 서울 시내에만 롯데 3곳(롯데피트인 포함), 현대 2곳, 이랜드(2001·뉴코아) 4곳 등 약 20여 곳의 아웃렛이 있다. 현대아울렛이 유커 콘텐트를 강조한 이유도 차별화 없이는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즉석 부가세 환급 데스크, 구매한 물품을 중국으로 보내 줄 수 있는 UPS 데스크(모두 지하2층) 등 유커만을 위한 코너에도 공을 들였다. 유커를 포함, 한해 40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내국인 쇼핑객을 위해서는 체험형 매장을 콘셉트로 삼았다. 피부과·태닝샵·미용실·네일케어 등 온몸을 관리할 수 있는 매장을 모아놓은 ‘뷰티 클러스터’(지하1층)를 만들었다. 쇼루밍(Showrooming)족(오프라인 매장에서 구경만 하고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소비자)을 겨냥해 홈쇼핑·소셜커머스에서 파는 제품을 모아놓은 매장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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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홈쇼핑의 오프라인 매장 ‘플러스샵’. [사진 현대백화점]

아웃렛 지하1층엔 ‘플러스샵’을 열었다. 현대홈쇼핑의 상품을 파는 상설매장 ‘플러스샵(지하1층)’과 소셜커머스 업체 위메프의 잡화·화장품 매장이 그것이다. 먹고 놀기 좋아하는 젊은이들을 위해 부쳐스버거·삼성빵집·서울꽈배기 등도 유치했다.

체험형 매장의 이면에는 ‘온라인에 대한 위기’가 스며들어 있다. 김영태 현대백화점 사장은 “10~30대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편리하게 쇼핑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체험을 기반으로 하는 ‘패밀리 쇼핑’(가족 단위로 방문해 쇼핑을 하고 먹거리 등을 즐기는 것)은 온라인이 결코 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대시티아울렛 측은 개점 첫 해 매출 목표로 2000억원을 잡았다. 한해 1330만명의 방문객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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