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흑23으로 돌발 응수타진…강한 반격에 되레 당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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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도 눈물도 없는 철혈의 승부기계 알파고가 인간 최고의 프로를 꺾었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5번 승부 첫 대국은 시종 두텁고 안정적인 반면 운영으로 전국을 리드한 알파고의 완승이었다. 초반 알파고는 이 9단이 흑 7로 변칙수를 시도하자 이를 회피하고 안정적인 정석을 유도했다. 또한 이 9단이 23으로 돌발적인 응수타진에 나서자, ‘장면 1’에서 백 2부터 6까지의 강력한 반격으로 이 9단을 당황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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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반전 좌하귀에서는 알파고가 이해하기 어려운 진행으로 기계의 한계를 보여주며 자멸하는 듯하기도 했다. 하지만 알파고가 102로 우변 침입한 수가 절묘했다. ‘장면 2’ 백 1부터 15까지 우변에서 바꿔치기를 감행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알파고의 끝내기는 전성기 이창호를 보는 것 같이 마무리가 완벽했다. 186수 끝에 백 불계승.

첫 대국에서 드러난 알파고의 장점은 안정적인 반면 운영과 정확한 형세 판단 그리고 끝내기 능력으로 요약된다. 최고수가 갖춰야 할 모든 것들을 이미 보여준 셈이다.

손종수 객원기자(아마 5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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