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代물림 하는 가난] 빈민층 여가생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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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빈층들에겐 문화 생활은 그림의 떡이다. 먹고 살기도 바쁜 마당에 문화는 일종의 '사치'인 것이다. 본지와 사회보장학회의 이번 조사에서 실상이 그대로 드러났다.

4백20가구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대다수(68%)가 1년 내내 외식이나 영화 관람 등 문화 생활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6.5% 가량은 1년에 한 번 가량 나들이를 한다고 했다.

취미 생활 역시 사치에 가까웠다. 절반 가량(49.3%)은 아예 취미가 없다고 했다. 14.3%는 TV 시청을 취미로 꼽았다. 극히 일부(0.7%)지만 도박이나 내기가 취미라는 사람도 있다.

여가를 보내는 방법도 일반인과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특별한 게 없다거나 TV.라디오를 본다는 사람이 각각 20% 정도였다. 잠을 자거나(11.2%), 집안일을 한다(6.9%)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음악 감상이나 낚시.여행.요리 등 일반인들이 즐기는 취미를 갖고 있는 사람은 합해도 10%가 채 안된다. 복권을 사며 '인생 역전'을 꿈꾸기도 한다. 전체의 30%는 복권을 사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중 1.9%는 주기적으로, 11.4%는 가끔 복권을 사고 있다. 몇 번 구입해본 사람은 16.7%였다.

극빈층에게 또 다른 문제는 상대적으로 정보화에 뒤처진다는 점이다.

한국정보문화원의 '2002년 국민 정보생활 현황 조사'에 따르면 극빈층(월 소득 1백만원 미만)의 33.4%가 컴퓨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전체 보유율 78.6%의 절반이 채 안되는 수준이다.

게다가 보유한 컴퓨터의 58.4%가 펜티엄Ⅱ 이하의 하위 기종이었다. 인터넷 이용률도 극빈층은 22.9%에 불과한 반면 전체 국민은 59.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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