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중국 경제의 새 길 ‘공급측 개혁’을 공략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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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중국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우리 성장률은 0.21%포인트 떨어진다고 한다. 중국 경제동향을 예의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그런 중국이 올해 성장률 목표를 6.5~7%로 내려 잡았다. 5일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다. 고속 성장 시대는 가고 중속 성장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그만큼 중국 경제가 어렵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더 이상 성장률 지상주의에 얽매이지 않고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경제체질을 강화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고 보는 중국의 위기 의식을 읽을 수 있다.

중국은 현재 국민소득 1만 달러 언저리의 국가가 더 이상 도약하지 못하고 주저앉는 ‘중진국 함정’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과거 성장의 삼두마차 역할을 해 왔던 수출과 소비, 투자가 다 부진한 상태다. 대안은 무언가. 중국은 이를 지난해 말 시진핑 국가주석이 말한 ‘공급 측면의 개혁’에서 찾고 있다. 제품을 공급하는 측면에서의 개혁을 통해 성장을 이끌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애플사의 아이폰처럼 ‘공급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제품이 나올 수 있도록 기업의 혁신을 장려하고 또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세금을 낮출 예정이다. 그러나 정부 지원으로 연명하는 좀비 기업은 과감하게 퇴출시킬 방침이다.

중국의 개혁은 우리에게 도전이자 기회다. 중국 노후 공업지역인 동북 3성의 고용이 불안해져 소비가 위축되는 점이나 중국의 수출 부진 등은 다 우리에게 부담이다. 중국의 첨단 제품 개발 역시 우리와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다. 어떻게 차이나 리스크를 최소화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반면 중국이 공급 측 개혁을 통해 발전시키려는 지식·정보·문화·금융·서비스업 등 5대 분야는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또 중국의 부패 관료가 한국산 우유를 매일 공수해 마셨다는 웃지 못할 보도에서 알 수 있듯 한국산 신선 식품과 화장품 등 경쟁력을 갖춘 제품에 대한 중국의 수요는 아직도 막대하다. 중국 경제의 새로운 길인 공급 측 개혁의 행보를 세밀히 따지며 우리 경제의 앞길을 점검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