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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해협에 해저터널…베이징~타이베이 고속철 연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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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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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앞줄 왼쪽 둘째)과 리커창 총리(앞줄 왼쪽 셋째)가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 개회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베이징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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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해협에 해저터널을 뚫어 베이징과 타이베이(臺北)를 고속철도로 연결하는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5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서 배포된 2016~2020년 ‘국민 경제 및 사회발전 제13차 5개년 규획(規劃·이하 13·5 규획)’ 강요(초안)에 담긴 고속철도 확충 계획의 하나다.

대만선 “중국 희망일 뿐” 부정적
시진핑 “대만 독립 단호히 반대”
2020년 고속철·고속도 3만㎞ 시대

베이징~타이베이 고속철은 13·5 규획의 8대 교통 프로젝트에 포함됐다. 중국은 2020년까지 전국을 관통하는 4개 고속철도 노선과 8개 신설 노선을 추가 건설할 계획이다. 남북으로는 기존의 징광(京廣, 베이징~광저우)선과 별도로 징주(京九, 베이징~홍콩 주룽·九龍)선이 뚫린다.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에서 양안을 잇는 베이징~타이베이 고속철도는 시속 300㎞의 복선으로 추진된다.

이미 푸저우까지 대륙 구간은 운행되고 있는데 베이징에서 푸저우까지 7시간44분 걸린다. 징주선이 완공되면 베이징과 광저우·홍콩을 잇는 남북 축은 두 갈래 노선을 갖춘다. 아시아 최대 지하 철도역사인 선전(深?)의 푸톈(福田)역도 지난해 말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선전과 홍콩을 연결하는 구간은 홍콩 주민들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홍콩이 고속철로 중국 본토와 연결될 경우 홍콩의 독자성이 사라지고 홍콩 경제가 중국에 예속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이다.

대만 역시 홍콩과 비슷한 이유로 고속철 계획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만 일간지 중국시보는 6일 “중국의 희망일 뿐 해저 거리가 길고, 지진대에 가까우며, 기술적으로 리스크가 크고, 안전성·경제성 평가를 거쳐야 한다”며 실현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야심 찬 고속철 건설로 13·5 규획이 끝나는 2020년이 되면 중국 대도시의 80% 이상이 고속철도로 연결된다. 중국 고속철도와 고속도로의 총연장은 각각 경부고속철도(423.8㎞)의 70.8배인 3만㎞를 운용하게 된다.

징진지(京津冀, 베이징~톈진~허베이), 창장(長江)삼각주, 주장(珠江)삼각주 거대 도시군을 1시간 안에 연결하는 철도 네트워크가 건설되고, 인구 300만 이상 도시에 지하철이 만들어진다. 또 모든 농촌 벽지까지 포장도로를 건설해 우편·택배망을 완비한다. 인터넷 쇼핑을 14억 인구 모두가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150페이지 분량으로 베포된 13·5 규획은 5년 전의 12·5 규획보다 업그레이드됐다. 정책방향이 발전이념과 노선으로 세분화됐고, 분량도 2만여 자가 늘어나는 등 전략과 정책의 양과 질이 개선됐다. 무엇보다 창신(創新·이노베이션)과 민생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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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사오스(徐紹史)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은 6일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13·5 규획은 23개 항목 160개 주요 프로젝트를 담았다”며 “과학기술 혁신, 민생 개선, 경제 구조 업그레이드, 인프라 건설, 생태 환경 5대 방면으로 추진된다”고 설명했다.

13·5 규획에서 중대 프로젝트로 채택된 ‘과학기술 2030’ 계획은 항공엔진·심해탐사·양자(量子)통신·뇌과학·빅데이터·로봇·신재료 등 최첨단 산업분야를 망라한다. 대신 12·5 규획에서 두 번째였던 농업 현대화는 네 번째로 밀렸다.

한국은 중국의 13·5 규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정광영 코트라 중국지역본부장은 “이번 양회 기간 중 350조원 규모의 환경 개선 프로젝트 예산이 비준받는다”며 “2~3선 도시의 수질·대기 환경 개선 프로젝트와 각종 구조조정 프로젝트를 발굴하는 것이 한국 정부와 기업의 당면 과제”라고 말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5일 2016년 정부 업무보고에서 6.5~7% 경제성장 목표를 제시해 중국의 7% 고속 성장 시대가 끝났음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쉬 주임은 “중국 경제의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는 성장 속도의 완만한 변화와 더불어 경제구조 개선, 발전동력 전환에 주목해야 전모를 파악할 수 있다”며 경착륙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인대의 또 다른 핵심 주제는 민생이다. 정부 업무보고를 읽던 리 총리가 “인민 대중이 관심 있는 의료·교육·양로·식약품안전·수입분배·도시관리 등 분야에 문제가 비교적 많다”고 하자 단상의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고개를 숙여 원고를 확인하며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시 주석은 5일 상하이 대표단 전체회의에 4년 연속 참석해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차기 총통을 겨냥해 “대만 독립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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