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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18연승 신기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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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현대캐피탈. [사진 중앙포토]

현대캐피탈이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프로배구 사상 최다연승 신기록을 세웠다.

현대캐피탈은 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3-0(25-16 25-21 25-17)으로 이겼다. 지난 1월2일 우리카드전을 시작으로 18경기에서 전승을 거둔 현대캐피탈은 프로배구 최다 연승 기록(종전 삼성화재 17연승)을 새로 썼다.

지난시즌 5위에 그쳤던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4월 세터 최태웅(40)을 감독으로 깜짝 발탁했다. 신임 최 감독은 사령탑을 맡은 직후 선수들에게 "패배의식을 버리고 '즐거운 배구'를 하자" 고 강조했다. 그러는 과정에서 '최태웅 어록'이 나왔다. 최 감독은 작전타임에서 주옥같은 말을 쏟아내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우린 '지금' 이 중요한 게 아니야. '미래' 가 중요한 거야." (2015년10월22일 삼성화재전)
"져도 괜찮으니까 오레올하고 (문)성민이 주지 말고 다른 사람 줘. 괜찮아. "(2015년 11월10일 우리카드전)

최 감독은 외국인 선수에게 집중하는 '몰빵 배구' 대신 조직력 중심의 스피드 배구로 팀을 개편했다. 이 과정에서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라" 고 선수들에게 당부했다. 2월2일 KB손보전에선 "못하는 것과 하지 않으려는 것은 다르다. 오늘은 너희가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선수들을 다그쳤다.

2월7일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는 5세트 초반 "볼이 오는데 손이 떨리는게 보여. 그렇게 자신감이 없어? 우리는 10연승하는 팀이야. 자부심을 갖고 경기해"라고 말했다. 작전타임 이후 현대캐피탈은 11-14로 뒤지던 경기를 16-14로 뒤집었다. 이틀 뒤인 2월9일엔 1위를 달리던 OK저축은행과 천안 홈코트에서 맞붙었다. 22-23으로 뒤진 3세트. 최 감독은 "얘들아,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다 너희들을 응원하고 있는 거야. 그 힘을 받아가지고 한 번 뒤집어봐"라고 했다. 현대캐피탈은 28-26으로 뒤집으면서 역전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현대캐피탈의 최다 연승 기록 기념 행사에 이어 뒤늦게 최태웅 감독의 은퇴식이 열렸다. 최 감독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별도의 은퇴행사 없이 곧바로 감독직을 맡았다. 최 감독은 "내 은퇴식이 열린다는 걸 경기장에 와서 알았다"며 펑펑 눈물을 흘렸다.

프로배구 포스트시즌은 10일 시작된다. 남자부에서는 대한항공과 삼성화재가 단판 준플레이오프(PO)를 펼쳐 이긴 팀이 2위 OK저축은행과 플레이오프(5전3승제)를 치른다. PO 승자는 현대캐피탈과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에서 맞붙는다. 여자부는 IBK기업은행이 챔프전에 직행한 가운데 2위 현대건설과 3위 흥국생명이 PO에서 맞붙는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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