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대사] 육룡이 나르샤 "무언가 지키는 사람들은 서로 통하는 게 있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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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언가 지키는 사람들은 서로 통하는 게 있습니다.
다시 지키고 싶을 겁니다.
그리고 더 잘 지켜낼 것입니다”

조선 건국 이야기를 그린 '육룡이 나르샤'(SBS)
적장의 호위무사를 살려주라고 청하는, 호위무사 무휼(윤균상)의 대사

흔들리는 고려, 하루하루 피폐해져 가는 일상. 조선이 문을 열었다. 새 나라를 꿈꾸었던 사람들의 시작은 같았으나 이상적 국가에 대한 서로의 생각은 달랐다. 동지와 적은 쉼 없이 자리를 바꾸었고, 부모형제 마저도 서로의 목에 칼을 겨누는 비극이 시작됐다.

강력한 왕권을 꿈꾸었던 이방원은 정도전과 길을 달리하며 후계자 자리마저 뺏긴 채 명나라 사신으로 가게 됐다. 명나라 또한 건국 초기 권력다툼이 있긴 마찬가지. 조카에게 황태자 자리를 뺏긴 채 요동성에서 훗날을 도모하고 있던 주체(훗날 명나라 3대 왕 영락제)와 맞서게 된 방원. 자신의 나라와 자신의 주군을 모욕하는 주체에게 칼을 겨눈 방원의 호위무사 무휼은 주체의 호위무사와 목숨을 건 결투를 하게 된다.

목숨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방원과 싸움으로 무사다운 최후를 맞을 수 있는 기회를 주어 고맙다는 무휼. 치열한 싸움 끝에 무휼이 이겼다. 승리한 무휼에게 주체가 소원을 묻자, 그는 주체의 호위무사들을 살려주라고 청했다. 자신의 주군을 지키지 못한 호위무사의 마음은 모두 같음을 알기 때문이었다.

무휼이 보여준 무사의 신념, 자신이 지켜야할 사람에 대한 충성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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