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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파워틴] 스리쿠션 랭킹 6위 ‘당구 소녀’ 김보미

T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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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당구 3쿠션 종목에서 떠오르는 10대가 있다. 지난해 8월 부산광역시장배 3쿠션 전국당구대회 여자부에서 우승한 김보미 선수다. 같은 대구 연맹 소속의 김민아(국내 3위)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그는 국내 스리쿠션 여자부 랭킹 9위에서 6위로 올라섰다. '여고생 당구 신동'이라 불리는 김보미 선수는 사실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 올해 18세. 학교를 다녔다면 고3이 되는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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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 때 처음 큐를 잡은 김보미 선수는 약 1년 뒤 본격적으로 당구를 배우기 시작했다. 당시 아마추어 당구 동호인이었고 선수로 활동하는 아버지 김병호 선수의 영향이 컸다.

“처음에는 그냥 재미로 쳤죠. 제가 공부에 관심이 없고 특별히 하고 싶은 것도 없던 시기에 아빠가 당구를 배워보지 않겠냐고 권해서 시작했어요. 처음부터 당구가 좋았던 건 아니었지만, 아빠가 반강제라고 할 만큼 적극적으로 미셨죠. 물론 지금은 제가 좋아서 하지만요.”

이후 아마추어 대회에 참가하며 실력을 쌓은 김보미 선수는 고등학교에 진학할 즈음에 대구당구연맹 소속 선수로 시합에 참가하기 시작했다. 학교를 다니지 않기로 결정한 것도 비슷한 시기다. 학교에 얽매이기보다 훈련에 집중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부모님의 말씀에 교복 대신 경기복을 입었다.

“부모님께서 그 말씀을 하실 때, 저도 학교를 굳이 다니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어요. 평범한 학교생활을 못한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저는 어차피 당구 선수를 할 거니까요. 요즘 친구들이 진로나 진학 문제로 고민하는 걸 보면 아빠에게 감사해요. 일찍 진로를 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잖아요. 선수로 시합을 참가해 많이 배우고, 그만큼 당구를 더 좋아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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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등록 이후의 변화는 아버지 김병호 선수가 바라던 바다. 딸의 활동적인 성격을 고려해 당구선수를 권했다는 그는 “선수가 되어야 배울 수 있는 것이 있다. 대회에서 선수들의 경기를 보고 함께 시합을 하면 더 발전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또 “여자 선수 중에는 힘이 좋은 편이라서 강점이 분명히 있다”고 덧붙였다.

당구에 전념하기로 한 이후 하루 일과는 단순해졌다. 김 선수는 하루 15시간씩 당구장에서 지낸다. 당구장에서 일을 도우면서 연습하기 때문에 그 시간 전부를 연습에 할애하진 못하지만 하루 온종일 당구와 함께 있는 셈이다.

“힘들 때도 있어요. 그래도 몇 년 동안 이렇게 하니까 이제는 익숙해지는 것 같아요. 힘들어도 제가 직업으로 계속 할 일이니까 열심히 해야죠. 친구들도 절 만나러 당구장으로 와요. 그러다 보니 당구에 대해 전혀 모르던 친구들도 이제는 당구를 좋아하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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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비껴치기’ 공략이 가능한 공 배치를 가장 좋아한다. 이 포지션을 집중훈련해 시합 때 비슷한 공이 나오면 마음이 편해진다. 시합에서의 연속 득점은 9점이 최장 기록이다.

“선수로서 부족한 게 너무 많아요. 언니뻘인 선수들과 시합에서 만나면 실력 차이도 느끼고요. 전 아직 경력도 짧고 어리니까 배운다는 마음으로 내 플레이에만 집중해요. 그러다가 이길 수도 있지만, 져도 ‘잘 배웠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연습하는 거죠. 경력 차이만큼 열심히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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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미 선수는 3월 12일 ‘김경률 추모배 3쿠션 대회’와 올해 중 열릴 세계 여자 선수권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세계 대회에서 4강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3월부터는 검정고시도 본격적으로 준비할 생각이다. 이후에는 대학에 진학해 당구를 더 공부하려는 계획도 있다.

“좋은 성적도 얻고 싶고, 대학도 가고 싶어요. 계속 랭킹을 높여서 랭킹 1위까지도 올라가 보고 싶고,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기억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또 바라는 건… 사람들이 당구를 나쁘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열심히 배우면서 치는 학생들이 있다는 걸 기억하고, 스포츠로 봐주세요.”

글=박성조 기자 park.sungjo@joongang.co.kr
사진=우상조 기자 woo.sangj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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