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유치 실패 김운용씨 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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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평창 출신의 한나라당 김용학(金龍學) 의원은 4일 당 의원총회에서 "평창이 겨울올림픽 유치에 실패한 것은 대표단 내부의 사정 때문"이라며 "김운용(金雲龍.사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개인적 이해가 국가 대사를 망쳤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체코 프라하에서 유치활동을 벌이고 이날 귀국한 金의원은 "IOC 부위원장 후보로 출마한 金위원이 '평창은 준비가 덜 됐으며 2014년에나 가능하다'는 식의 얘기를 현지에서 흘리는 바람에 표가 분산됐다"며 "평창이 개최지로 결정될 경우 한국에 IOC 부위원장 자리까지 주지 않을 것이라는 IOC의 내부 분위기를 의식해 金위원이 사실상 반대운동을 펼쳤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평창 유치위원회의 고위 관계자는 "투표 직전, 독일의 주간지 스포츠인테른이 金위원의 부위원장 출마계획을 보도하며 이 때문에 평창의 유치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분석기사를 냈고, 이 기사를 라이벌인 밴쿠버 측이 복사해 IOC 위원들에게 돌리는 것을 우리 측이 회수하는 소동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에게 우호적인 여러 IOC 위원으로부터 '닥터 김(김운용 위원)은 평창이 아직 준비가 미비해 2014년에 올림픽을 개최하면 된다는 말을 한다'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프라하에 있는 김운용 위원은 "김용학 의원이 유치 실패의 책임을 내게 떠넘기는 발언을 한 것은 내년 총선을 의식한 사리사욕 때문으로 국론을 분열시키는 행위"라며 "金의원의 발언이 사실이 아닌 정치적 목적을 염두에 둔 무책임한 정치적 비방임이 밝혀진다면 金의원은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민주당 의원이기도 한 김운용 위원은 출국 하루 전인 지난달 27일 국회 외교통상위에서 "유치활동 같은 것(에)…수백명이 돈 쓰고 돌아다니는데, 대사까지 판공비 타서 돌아다니는 것을 (윤영관 외교부)장관께서 스톱해 주시면 좋겠다"고 발언한 속기록을 한나라당이 4일 공개했다.

남정호.성백유.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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