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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난·바닐라난…서천, 500종 난향에 취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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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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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국립생태원 세계 난(蘭) 전시회장에서 관람객들이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500여 종 1만여 본의 난을 볼 수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전 세계 500여 종 1만여 본의 난이 한곳에 모였다. 난은 나무 위와 공중에까지 매달려 관람객들에게 향기를 전한다. 달콤한 향기로 곤충을 유혹한다는 ‘다윈 난’ ‘바닐라 난’ 등 독특한 난이 많다.

국립생태원서 28일까지 전시회
배우고·보고·체험하는 3개 코너
1만여 본 한자리, 희귀 난 많아

충남 서천군 마서면에 있는 국립생태원이 열고 있는 ‘세계 난 전시회’에서 볼 수 있다. 전시회는 오는 28일까지 열린다. 국립생태원 입장료(성인 5000원)만 내면 난 전시회는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전시장은 ▶배우고▶보고▶체험하는 3개의 구역으로 꾸몄다. 배우는 공간에서는 난 분포와 형태 등을 설명한다. 국립생태원 온실식물부 오창호 계장은 “전 세계에 서식하는 난초과 식물은 3만여 종이며 사막부터 빙하지대까지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자생한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전시공간은 열대 기후 지역에서 자라는 난의 서식환경을 재현했다. 살아있는 나무 등에 난을 부착해 자연상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공중에 난 꽃송이를 매달아놓았다. 노란색·흰색·분홍색의 호접란 꽃 등 수백 점을 구(球)모양으로 엮어 만들었다.

세 번째 전시관에서는 난이 식품과 화장품 등 산업화에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설명한다. 또 난 향기 추출액을 용기에 담아 관람객이 체험할 수 있게 했다.

경기도 수원에서 온 최지영(47·여)씨는 “이렇게 난 종류가 많은 건 처음 알았다”며 “난 꽃을 감상하고 향기를 맡으니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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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의 난은 길이 30㎝의 거(spur·꽃받침이나 꽃잎 밑부분에 길게 돌출된 부분)가 있는 게 특징이다. [사진 국립생태원]

 전시된 난 가운데 이색적인 게 많다.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 자라는 다윈의 난은 길이 30㎝의 거(spur·꽃받침이나 꽃잎 밑부분에 길게 돌출된 부분)가 있다.

19세기 중반 이곳을 찾은 영국의 박물학자 다윈(1809~1882)은 거 안에 꿀을 먹을 수 있는 곤충이 있을 것으로 봤다. 그 뒤 기다란 주둥이로 거 안의 꿀을 빠는 곤충이 마다가스카르에서 발견됐다. 이를 본 학자들은 동물과 식물이 서로 진화하며 공생한다고 주장했다.

 바닐라 난은 열매가 맺는다. 열매 향기는 커피처럼 산지와 가공 방법에 따라 맛이 다르다. 우유·아이스크림·빵·가공 과일 등에 널리 쓰인다. 에피덴드룸 프소이드에피덴드룸(Epidendrum pseudepidendrum)은 꽃이 다양한 색을 띠고 있다. 꽃잎과 꽃받침은 녹색이고 입술꽃잎이 노란색이다. 또 꽃 한 가운데는 빨간색이다.

국립생태원 양호제 부장은 “독특한 모양 때문에 난 수집가들에게 사랑을 받는 난”이라고 말했다. 파피오페딜룸 델레나이티(Paphiopedilum delenatii)은 연분홍색 꽃잎이 우아하며 달콤한 감귤향이 난다.

이 밖에 꽃이 2개월동안 피는 파피오페딜룸 히르수티시뭄(Paphiopedilum hirsutissimum), 한 꽃대에 3~5송이의 꽃이 피는 팔래놉시스 뤼데마니아나(Phalaenopsis lueddemanniana) 등이 있다.

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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