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휴전 합의한 날, IS 폭탄테러 200여 명 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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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시리아 다마스쿠스 인근 사이다 자이나브에서 발생한 테러로 부상을 입은 아이. [AP=뉴시스]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 휴전에 잠정 합의한 2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와 홈스·알레포 등에서 차량 폭탄 테러 등으로 200여 명이 숨졌다.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우리가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혀 시리아 평화 정착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수도 다마스쿠스 등 동시다발 공격
정부·반군 평화협상 저지 노린 듯

 시리아 관영 SANA통신은 중부 홈스의 중심지 알자흐라에서 이날 오전 차량 두 대가 연쇄 폭발하면서 57명이 사망하고 100여 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오후엔 다마스쿠스의 사이다 자이나브에서도 차량 폭탄 테러에 이은 연쇄 자살 폭탄 공격으로 최소 83명이 숨지고 170명이 부상을 입었다.

 시리아 정부가 장악한 두 지역은 과거부터 IS의 주된 테러 표적이었다. 다마스쿠스의 사이다 자이나브에선 지난달 31일에도 폭탄 테러로 14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홈스 인근 지역은 지난 12월부터 지금까지 벌써 네 번째 폭탄 테러를 당했다.

BBC에 따르면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이래 시리아 내에서 벌어진 유혈사태로 25만 명 이상이 사망하고 약 1100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시리아 북부 최대 도시 알레포에서는 IS가 피해를 입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이날 시리아군이 알레포 동부로 진군하며 IS대원 50여 명을 사살하고 인근 마을 18곳을 점령했다. 알레포는 정부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아 시리아 반군과 IS의 주요 거점이 되어 왔다.

시리아 정부는 이달 초부터 러시아 등의 지원 하에 알레포에 대대적인 공세를 벌였다. 반군은 시리아 정부가 테러범 색출을 빌미로 민간인을 살해하고 반정부 세력을 탄압한다고 반발했다.

 최근 잦아진 IS의 공격은 시리아 정부를 자극해 현재 진행 중인 평화협상을 저지하려는 수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초에도 시리아 정부의 알레포 공세에 반군이 반발하면서 평화협상이 일시 결렬된 바 있다.

21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러시아 외교부와 교섭을 계속한 끝에 “시리아 내 적대행위 중단 조건에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현재 시리아에선 러시아·이란 등이 지원하는 시리아 정부와 미국·사우디아라비아·터키 등이 지원하는 반군이 대치 중이다. 휴전이 성사될 경우 국제사회가 협력해 IS를 격퇴할 토대가 마련된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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