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270만원 빼앗긴 20대, 알고보니 '친구의 배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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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1일 오후 10시30분쯤 부산에 사는 이모(20)씨는 중고 오토바이를 구입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이씨의 친구 박모(20)씨도 “함께 가겠다”며 동행했다.

이씨가 부산 사하구의 한 병원 앞에서 오토바이 판매자를 기다리던 중 20대 남성 3명이 이들에게 접근했다. 이들은 박씨를 툭툭 치면서 시비를 걸더니 갑자기 박씨의 뺨을 “짝” 소리가 날 정도로 때리기 시작했다.

놀란 이씨가 이를 말리는 사이 시비를 걸던 남성 중 2명은 이씨가 가지고 있던 점퍼를 빼앗아 달아났다. 점퍼 속에는 오토바이 구입자금 270만원이 들어있었다. 이씨는 “길에서 불량배를 만나 점퍼와 돈을 빼앗겼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이날 범행은 친구 박씨의 자작극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의 오토바이 구입자금을 노리고 박씨가 또 다른 친구 3명과 계획한 범죄였다. 박씨는 얼굴 근처에서 손바닥을 마주치는 방법으로 폭행당한 것처럼 연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범행은 박씨의 오피스텔 엘리베이터에서 빼앗은 돈을 나누는 장면이 폐쇄회로TV(CCTV)에 찍히면서 탄로났다. 경찰은 이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조사해 서로 친구 사이인 사실을 확인했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12일 특수절도 혐의로 박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부산=차상은 기자 chazz@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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