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알린 獨 언론인 영화 제작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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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의 참상을 카메라에 담아 전 세계에 알린 독일 언론인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씨에 대한 이야기가 영화로 제작된다.

12일 5·18 기념재단 등에 따르면 1980년 5월 당시 힌츠페터씨를 서울에서 광주까지 태워다 준 택시기사를 소재로 한 영화 '택시 운전사(가제)'가 제작될 예정이다.

5·18 당시 독일 제1공영방송(ARD-NDR)의 일본특파원이던 힌츠페터씨는 생전에 "용감한 택시기사의 안내로 취재와 보도를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택시 기사가 누구인지는 아직까지 밝혀진 게 없다.

5·18 기념재단 측은 "제작진은 당시 택시기사의 시각에서 바라본 80년 5월 광주의 참상과 부당한 권력에 맞서고 저항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영화에 담을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택시 운전사'가 개봉하면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을 바로잡고 제대로 된 진실을 전국에 알릴 수 있을 것으로 5월 단체는 기대하고 있다.

힌츠페터씨는 지난달 25일 독일 북부의 라체부르크에서 숨을 거뒀다. 2004년 심장마비로 쓰러졌던 그는 "내가 죽으면 5·18이 있었던 광주에 묻히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듬해 건강을 회복한 뒤 광주를 찾아서는 자신의 손톱과 머리카락을 5·18 기념재단에 맡겼다.

5·18 기념재단과 광주시는 지난 5일 독일 현지에서 열린 장례식에 조문단을 파견해 "오는 5월 18일 제36주년 기념식에 참석해달라"고 힌츠페터씨 유가족을 초청했다. 유족들은 이날 광주를 찾아 고인의 머리카락과 손톱이 든 봉투를 망월동 옛 묘역에 안치한다.

광주광역시=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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