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위 루비오, 공화 대선 후보 가능성 33 → 59%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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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전의 출발점인 지난 1일 공화당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의 최대 수혜자는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주)이다.

민간 예측기관 3일 새 뒤바뀐 전망
1위 크루즈는 13%…트럼프 20%로

미국 민간 데이터 분석 예측 기관인 프리딕트와이즈에 따르면 아이오와 코커스 당일인 지난 1일 33%였던 루비오의 대선 후보 지명 가능성이 4일 59%로 단숨에 26%포인트 솟구쳤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코커스에서 3위였던 루비오가 1·2위를 차지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주),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밀어내고 수위를 차지한 것이다.

루비오의 부상은 강경 보수 크루즈나 막말을 일삼는 트럼프에 비해 공화당 주류와 온건 보수층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NYT는 “프리딕트와이즈의 예측이 주시되는 이유는 새로운 정보를 모두 취합하는 데다 ‘반짝 인기’가 아닌 흐름을 반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각종 여론 조사와 도박사이트에서 지명 가능성 1위를 달렸던 트럼프는 52%에서 20%로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31%포인트나 급락했다. 트럼프에서 빠진 승률 대부분이 루비오에게 간 것으로 나타났다. 크루즈의 경우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승리했지만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 가능성은 10%에서 13%로 오르는데 그쳤다.

한편 크루즈는 CNN의 여성 앵커로부터 “B.S.(Bull Shit, 개똥 같은 소리)하고 있네”란 핀잔을 들었다. 3일 CNN 생방송에서다. 경위는 이렇다.

지난 1일 오후 7시부터 코커스가 시작되기 불과 수 분전 CNN이 속보를 띄웠다. “공화당 대선 주자인 (신경외과 의사) 벤 카슨이 아이오와 투표가 끝난 뒤 바로 다음 경선지인 뉴햄프셔와 사우스캐롤라이나로 가지 않고 플로리다로 간다”는 내용이었다.

그러자 바로 크루즈 캠프의 부책임자 스펜스 로저스가 지지자들에게 “속보입니다. 언론이 ‘벤 카슨 후보가 아이오와 경선 후 선거 활동을 멈추고 다음주에 중대 발표를 한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 소식을 카슨 지지자들에게 알리고 투표에서 크루즈를 찍도록 독촉하세요”란 e메일을 보냈다.

카슨 측이 “그런 사실 없다. 17일간의 아이오와 강행군으로 잠시 집이 있는 플로리다에 들르는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크루즈 측은 정정하지 않았다. 크루즈 측이 CNN보도를 부풀려 카슨이 경선 포기를 하는 것처럼 유포한 것이다. 카슨은 아이오와의 복음주의자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으며 크루즈와 지지층이 겹쳤다.

트럼프는 3일 “더러운 짓이다. 표를 도둑질했다. 재선거를 해야 한다”고 크루즈를 몰아세웠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크루즈는 “우리는 CNN 보도를 그대로 옮겼을 뿐 속이려고 한 게 아니다”며 책임을 CNN에 전가했다.

크루즈의 해명을 들은 CNN 여성 앵커 브룩 볼드윈은 “CNN은 카슨이 경선을 그만둔다고 보도하지 않았다. 난 B.S.같은 소리를 들으면 ‘B.S.같은 소리’라 말하려 한다. 그건(크루즈의 주장은) B.S.”라고 일갈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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