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제 세븐밸리CC, 대중용 골프장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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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경북 칠곡의 ‘세븐밸리CC’가 대중용으로 바뀐다. 세븐밸리CC는 18홀 회원제 골프장이다. 900억원이 투입돼 2009년 완공됐다.

세금 못 낼 정도 경영난 때문

세븐밸리는 다음 달 경북도청에 대중용 전환을 신청한다고 4일 밝혔다. 전환을 신청하면 늦어도 5월 이전 대중용 골프장으로 간판이 바뀐다. 1000억원에 가까운 거액을 들여 지은 회원제 골프장이 6년 만에 대중용으로 바뀌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대중용으로 바뀌면 세븐밸리는 누구나 예약 후 즐길 수 있다. 골프장 사용료는 주중 18만5000원, 주말 26만5000원에서 주중 10만원, 주말 12만원(그린피·카트료)으로 확 낮춰진다.

갑작스러운 세븐밸리의 대중용 전환은 만성적인 경영난 때문이다. 개장 후 계속 적자였다. 칠곡군에 40억원이 넘는 지방세를 체납할 정도다. 실제 세금을 못내 강제 공매 과정을 겪기도 했다.

김달호 세븐밸리 대표는 “적자 투성이인 회원제 골프장을 접고 누구에게나 개방하는 대중용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세븐밸리는 보증금 790억원을 맡긴 골프장 회원 650여 명 중 50% 이상에게 대중용 전환 동의를 얻어냈다. 골프장 채권 및 담보자들에게도 허락을 받아냈다고 세븐밸리 측은 전했다.

대중용 전환을 위해선 기존 회원과 채권자를 모두 청산해야 한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가 주관이 돼 청산 과정을 감독하고 있다. 세븐밸리는 대중용 전환 뒤 1년에 2차례 이웃돕기 골프 대회를 열기로 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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