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 어쩌나… 주택담보대출 금리 3%대로 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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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인 1.50%인데 반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대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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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전국은행연합회의 가계대출금리 비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 16개 은행 중 14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이상 분할상환식) 평균 금리는 3%를 넘었다.

시중은행 중에는 우리은행이 3.26%로 가장 높았고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3.24%, IBK기업은행이 3.22%, KEB하나은행 3.20%로 뒤를 이었다.

제주은행(3.21%), 전북은행(3.15%), 부산은행(3.13%), 대구은행(3.12%) 등 지방은행도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3.0~3.2% 수준이었다.

국책 은행인 KDB산업은행의 평균 금리는 3.78%였다. 5개월 전보다 1.03%나 오른 수치다.

기준금리는 그대로인데 대출금리가 높아지는 이유는 뭘까.

시중은행들은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이 오르면서 대출금리도 덩달아 상승했다고 설명한다.

원리금 분할상환 대출의 비중이 높아지고 대출 만기도 길어지면서 은행의 자금 수요가 늘었다는 얘기다. 실제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쓰이는 코픽스(COFIXㆍ은행자금조달비용지수)는 지난해 10월부터 석 달 연속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면서 정부와 은행이 속도 조절에 나섰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6월 기준금리를 1.5% 내린 후 시중은행 대부분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로 내려앉았고 주택담보대출이 폭증했다. 지난해 12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49조493억원으로 2014년(314조4511억원)보다 32조 598억원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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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60조원 넘게 증가했다.

은행이 안심전환대출 채권을 주택금융공사에 매각방식으로 넘긴 안심전환대출 유동화 금액(27조8120억원)을 포함하면 실제로는 연간 60조 4102억원이 늘어난 셈이다. 2011년 이후 연간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가장 많았던 2014년(30조1603억원)의 2배 규모다.

정부와 은행은 부실대출을 우려해 대출적격심사를 전보다 강화하고 금리를 올리는 방안을 택했다. 이 때문에 기준금리가 현재와
같은 상태로 유지돼도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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