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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잡는 해병대, 시각장애인 구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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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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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중이던 해병대원이 지하철 선로에 떨어져 위험에 빠진 시각장애인의 생명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휴가 중 지하철선로 추락 40대 구조
최형수 병장 선행 뒤늦게 알려져

해병대 2사단 전차대대 소속의 최형수(25·사진) 병장은 지난달 17일 오후 11시쯤 대구 지하철 1호선 명덕역 승강장에서 40대 시각장애인 A씨가 발을 헛디뎌 선로로 추락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당시 정기휴가 중이던 최 병장은 친구들과 함께 스키장으로 가던 길이었다.

망설임 없이 바로 선로로 뛰어내린 최 병장은 A씨를 일으켜세워 승강장으로 밀어올렸다. 열차가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이를 지켜보던 시민 한 명도 내려와 도왔다. A씨를 무사히 구조한 최 병장은 다음 지하철을 타고 조용히 현장을 떠났다. 사고 소식을 듣고 현장 출동한 역무원과 구급요원들은 누가 A씨를 구했는지 확인하지 못했다. 폐쇄회로(CC) TV에 찍히긴 했지만 식별이 어려웠다.

그러다 최 병장이 휴가에서 복귀한 뒤 당시 상황을 동료 들에게 얘기했고 이런 내용이 지휘관에게 보고되면서 그의 선행이 알려지게 됐다.

해병대 관계자는 “부대 측에서 대구지하철에 해당 사실을 확인했다”며 “최 병장은 평소에도 전우애가 두텁고 성실해 여러 차례 ‘칭찬해병’에 선정된 모범적인 병사”라고 밝혔다.

대구대 경찰행정학과를 다니다 입대한 최 병장은 “시각장애인이 사고를 당해 본능적으로 선로에 뛰어 들었는데, 해병대 장병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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