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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상승에 음식값 줄줄이 올라

미주중앙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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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부터 가주 최저임금이 시간당 10달러로 오르면서 설렁탕, 순두부찌개 등 한인타운 먹거리 가격도 인상되고 있다. 버몬트길 소재 한 식당에서 직원이 음식값을 계산하고 있다. 이 식당은 아직까지 가격을 올리지 않았지만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평소 맛도 맛이지만 저렴한 가격 때문에 순두부찌개를 즐겨먹던 직장인 김모(35)씨는 최근 LA한인타운 내 한 식당을 찾았다 깜짝 놀랐다. 순두부찌개 가격이 10달러대로 올랐고 세금 포함하면 11달러대가 됐기 때문이다. 이 식당에서 새해가 시작되면서 가격을 인상했기 때문이다. 비록 몇 십 센트 오른 것이긴 하지만 서민의 입장에서 체감온도는 달랐다.

설렁탕 등 25센트~1.5달러 인상
빵·커피·보바 음료 등도 합류
서민들, "생활비만 더 든다"

김씨는 "여유있게 사는 이들에게 몇 십 센트는 돈도 아닐 수 있다. 하지만, 팍팍하게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단 몇 십 센트도 적은 돈은 아니다"라며 "음식값 인상과 함께 자연스레 팁 액수도 늘어나게 된다"고 걱정했다.

새해를 전후해 LA한인타운 음식점과 커피숍, 빵집 등의 상당수가 줄줄이 가격을 올리고 있다. 적게는 25센트부터 많게는 1달러 이상까지 가격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가격인상에는 순두부찌개, 순대국, 설렁탕 등 생활밀착형 음식들도 대거 포함돼 있어 한인들의 체감온도는 높다.

웨스턴길의 한 설렁탕가게는 이번 달 초부터 설렁탕 한 그릇에 11달러(세금 포함)를 받는다. 이전보다 50센트 인상됐다.

윌셔길의 유명 순두부찌개 업소도 지난주부터 가격을 올렸다. 일반 순두부찌개 한 그릇에 11.39달러(세금 포함)다. 50센트 오른 가격으로 이제는 세금 전에도 10달러대가 됐다. 8가길의 한 순대국 가게는 이미 지난해 순대국 가격을 인상했다. 세금 포함에서 10.89달러다. 뿐만 아니다. 한인들이 간식이나 아침식사 대용으로 즐겨 찾는 빵값 역시 상승폭이 예사롭지 않다.

파리바게뜨의 카스테라 롤케익은 지난달부터 1.50달러 인상됐다. 15달러에서 16.50달러가 된 것이다. 경쟁사인 뚜레쥬르 역시 마찬가지다. 소보루 빵은 한 봉지에 1.75달러가 됐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한 봉지에 1~1.2달러였다.

디저트로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보바타임도 가격인상에 동참했다. 새해부터 메뉴당 25센트에서 30센트씩 올렸다. 예를 들어, 밀크티가 3.25달러에서 3.50달러가 됐다.

이같은 음식값 릴레이 인상은 1월1일부터 가주 최저임금이 시간당 10달러로 인상된 것이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또, 물가인상도 무시할 수 없다. 업주 입장에서는 결국 비용이 더 들기 때문에 메뉴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 식당 관계자는 "종업원에게 돈을 더 줘야하는 상황이고, 재료값도 대부분 올랐다"며 "(가격 인상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LA시 및 LA카운티 직할구역(unincorporated area)의 최저임금은 오는 7월1일부터 시간당 10.50달러가 된다는 것이다. 직할구역에는 한인들과 친숙한 롤랜드하이츠, 마리나델레이, 뉴홀, 발렌시아, 플로렌스, 알타데나, 몬트로즈, 레녹스, 유니버설시티, 토팽가캐년, 스티븐슨랜치, 월넛파크, 웨스트몬트, 레이크뷰 등이 포함돼 있다.

한 40대 직장인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반 직장인들의 혜택은 솔직히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은 최저임금 수준은 이미 벗어났기 때문이다. 결국, 생활비만 더 나가게 되는 것"이라며 "앞으로 최저임금은 계속 오르고, 업주의 부담도 커지고, 그런 여파는 일반 고객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사진=박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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