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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근위대’ 푸젠성 31군, 중국군 요직에 잇단 발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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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대만해협을 굽어보는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에 주둔한 31집단군이 부상하고 있다.

시 주석 17년간 푸젠성 근무 인연
보시라이 부친 창설 14군은 해체

31군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지키는 ‘근위군’으로 불릴 정도로 시 주석과 인연이 깊다. 17년간 푸젠성에서 근무했던 시 주석은 1996년부터 2002년까지 31군 예하 고사포예비사단 제1정치위원을 겸임했다.

대만을 작전 반경으로 하는 31군은 대만 총통 선거 직후 대규모 육·해·공 통합 상륙훈련 장면을 공개해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당선인을 압박했다.

 시 주석은 31군 출신들을 대거 요직에 포진시켰다. 그는 대규모 군 체제 개편을 마친 지난 11일 중앙군사위원회 신설 부문 책임자들을 접견했는데 3명의 31군 출신이 중국중앙방송(CC-TV) 카메라에 포착됐다.

한국의 대장에 해당하는 상장 자오커스(趙克石) 후근보장부대장, 소장 정허(鄭和) 훈련관리부장과 주성링(朱生?) 전 난징군구 정치부주임이 중앙군사위 입성에 성공한 것이다. 군사과학원으로 자리를 옮긴 차이잉팅(蔡英挺) 상장과 왕닝(王寧) 무장경찰 최고사령관도 31군 출신이다.

 시 주석은 31군을 챙겨왔다. 그는 2014년 7월 건군절(8월 1일)을 하루 앞두고 31군을 시찰했다. 150만 병력의 무장경찰을 통솔했던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법위 서기를 부패 혐의로 체포한 직후다.

당시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푸젠성 근무를 마친 이후에도 31군을 13차례 시찰했다고 전했다. 그 해 10월에는 31군 관할인 구톈(古田)에서 전군 지휘관 회의를 개최했다.

1929년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이 ‘당의 군대 지휘’ 원칙을 수립한 자리에서 시 주석이 군권을 장악했음을 과시한 것이다.

 1947년 편성된 31군은 53년 7월 16일 한국전쟁 정전을 10여일 앞두고 푸젠성 해안 둥산다오(東山島)에 상륙한 대만 국민당군 1만 명을 막아냈다. 58년에는 진먼다오(金門島) 포격을 감행했다.

 시 주석의 31군에 대한 애정은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의 14집단군을 해체시킨 것과 대조된다.

최근 18개 집단군을 13개로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시 주석과 경쟁했던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 서기의 부친 보이보(薄一波) 전 부총리가 창설했던 14군을 해체했다. 보 전 서기는 2012년 2월 심복이던 왕리쥔(王立軍) 충칭 공안국장이 청두(成都) 미국 영사관에 진입한 이튿날 14군을 방문한 바 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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