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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화이트 오스카…윌 스미스, 스파이크 리 성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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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윌 스미스, 제이다 핀켓 스미스, 조지 클루니, 스파이크 리, 마크 러팔로.

“후보에 오른 배우들은 굉장하지만, 영화제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

2년 연속 수상 후보 40명 모두 백인
“아카데미 시상식 무시할 때가 왔다”
조지 클루니 등 백인 영화인도 가세

 할리우드의 대표적 흑인 배우인 윌 스미스가 21일(현지시간) 미국 ABC 뉴스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해, ‘백인들의 잔치’ 논란을 빚고 있는 올 아카데미 시상식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윌 스미스는 미국프로풋볼리그(NFL) 선수들의 비정상적인 죽음과 뇌진탕의 관계를 규명한 실화 영화 ‘뇌진탕’에서 열연했지만, 다음달 28일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리는 제 88회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그의 아내이자 배우인 제이다 핀켓 스미스도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스카상 시상식에 참석하지도, TV로 시청하지도 않겠다”고 했다. 18일은 흑인 인권운동의 상징 마틴 루서 킹 목사 기념일이었다.

 흑인 감독인 스파이크 리 역시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어떻게 2년 연속, 후보 40명에 유색인종이 한 명도 없을 수가 있는가”라며 보이콧 의사를 밝혔다.

그는 “유색 인종이 이젠 아카데미 시상식을 무시해야 할 시기가 왔다. 유색 인종은 존엄하며 파워 있는 집단”이라며 “진짜 문제는 아카데미 시상식이 아닌 할리우드 스튜디오 및 관련 회사들에 있다. (흑인 배우들은) 아직도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 사회를 맡은 흑인 배우 겸 코미디언 크리스 록도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 시상식에서는 여배우들의 가슴골과 내가 전하는 욕만이 볼거리가 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배우 겸 감독 조지 클루니, 배우 마크 러팔로 등 백인 영화인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화이트 오스카’ 논란은 인터넷도 달구고 있다. 2005년 ‘레이’의 제이미 폭스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후 흑인 배우들의 수상이 나오지 않는 가운데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13일, 2년 연속 남녀 주연·조연상 후보 20명을 백인으로 채운 후보 명단을 발표하자 여론이 폭발했다.

소셜 미디어에는 ‘OscarsSoWhite’(오스카는 너무 백인 위주)라는 해시태그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한편 LA타임스는 22일, 이런 논란이 아카데미 시상식 TV시청에도 변화를 가져왔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시청률 조사회사인 닐슨 미디어가 지난 5년간 아카데미 시상식 TV 생방송을 본 시청자들을 인종별로 분석한 결과, 80% 이상이 백인으로 집계됐다는 것이다. 흑인 시청자는 9% 미만으로, LA타임스는 ‘아카데미상은 백인만의 잔치’라는 논란이 사실로 입증됐다고 보도했다.

  장성란 기자 hairp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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