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당신] 정세영 한국약학교육평가원장 인터뷰 “약대별 특성화 교육 글로벌 약사 키울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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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는 의사와 함께 국민 건강의 최일선에 있다. 이제는 건강지킴이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시대적 소명이 추가됐다. 의료시장이 국제화하면서 세계적 수준의 임상 실력과 신약 개발을 주도하는 미션이 주어진 것이다. 한국약학교육평가원은 지난해 처음으로 약학교육의 산실인 약학대학을 평가해 결과를 공표했다. 첫 평가 대상은 경북대·서울대·충북대로 모두 인증을 받았다. 국민과 국가가 신뢰할 만한 교육의 질을 인정받은 셈이다. 약학대학 평가인증제를 시작한 한국약학교육평가원의 정세영(사진) 원장에게 의미와 기대효과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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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학대학 평가인증제를 시작한 배경은.
“2010~2011년 약학교육계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전국적으로 15개 약대가 신설됐고, 6년제 교육을 시작했다. 약사가 되기 위한 기본교육뿐 아니라 졸업과 함께 실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실습교육이 강화됐다. 약학대학 평가인증제는 약학교육의 질적 성장을 유도하고 지속적인 개선을 이끌어내기 위한 초석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평가인증제의 목적과 가장 큰 특징은.
“예전에는 약대 졸업생의 80%가 약국을 개업했다. 하지만 요즘은 병원과 제약회사, 공공기관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한다. 현장에서 바로 실행 가능한 실무 능력이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선진국에서도 통용될 만한 세계적 수준의 교육도 필요하다. 평가인증제는 이런 사회의 요구에 발맞춰 양적 평가 대신 교육의 질적 수준을 평가한다. 평가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약평원이 컨설팅 기능까지 수행한다. 특히 임상·연구·산업 등 약대별로 특성화해 현장 맞춤형 인재 양성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첫 평가인증을 시행한 결과는.
“지난해 제1주기(2015~2019) 약학대학 평가인증을 시행했다. 평가 대상은 경북대·서울대·충북대로 모두 기준을 충족했다. 평가는 약학대학(과)의 운영체계, 교육과정, 학생 및 교수, 교육시설, 졸업 후 교육 등 6개 영역의 70개 문항을 기준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경북대는 9개, 서울대는 14개, 충북대는 8개 문항에서 우수 평가를 받았다. 우수 문항을 받았다는 것은 국내 의·약학 교육 수준의 평균치보다 월등히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취업 분야의 다양성, 학생 지도와 복지, 교원의 연구 역량 등 다양한 항목에서 우수성이 엿보였다. 이번 인증 결과는 올해부터 5년간 유효하다.”
평가인증제로 얻을 수 있는 기대효과가 있다면.
“선진국에서는 의사와 약사가 함께 회진을 돈다. 의사가 환자의 질병 상태를 설명하면 약사는 이에 맞춰 약을 검증한다. 환자의 신장 기능을 고려했는지, 약의 상호작용에 문제가 없는지 꼼꼼히 따진다. 서로 토론해 처방전을 낸다. 이렇듯 약의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하고 분석하는 게 약사의 중요한 역할이다. 조제 업무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보험재정에 기여하는 것도 약사의 몫이다.”
향후 평가인증 계획은.
“올해 16개 약학대학 평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국 35개 약학대학의 평가인증을 3년에 걸쳐 완료한다. 1차 평가가 끝나면 지역, 국립·사립대, 기존 약대, 신설 약대별로 약학교육에 대한 분석이 가능할 것이다. 교육의 표준화 및 선진화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 약사에 대한 신뢰를 얻고, 한국의 약학교육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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