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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해외 명문대 무크 듣고 MIT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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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대학 강의 ④] 글로벌 무크 열전

인도의 한 고교생이 미국 MIT 강의를 무크(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로 듣고 우수한 성적을 거둬 실제 MIT에 입학한 사례가 있어 화제가 됐다. 온라인 공개강좌인 무크가 글로벌 명문대 진학의 한 방편으로 떠오르면서 국내 고교생들의 관심도 급속히 커지고 있다.

하버드·스탠퍼드·예일 등 세계 유수 대학의 강의를 무료로 수강할 수 있는 해외 무크들에 대해 알아보자.


[열린 대학 강의 시리즈 안내]

① 한국형 무크(K-MOOC) 들어 봤나요?
② K-무크 인기 강의 TOP 7
③ 고교생 K-무크 들어 보니
⑤ 대학 학점 따는 UP 프로그램(예정)


코세라(coursera.org)

TESOL과정까지 이수할 수 있는 코세라. [사진=코세라 홈페이지 캡처]

TESOL과정까지 이수할 수 있는 코세라. [사진=코세라 홈페이지 캡처]

세계 3대 무크 서비스라고 하면 코세라(Coursera)와 에덱스(edEX), 유다시티(Udacity)를 꼽을 수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진이 지난 2012년 만든 코세라는 유다시티보다는 출발이 늦었지만 수강생이 가장 많은 세계 최대 규모 무크다. 대학 강의를 포함해 심지어 테솔 과정까지 전 세계 내로라하는 수업 코스가 망라돼 있다. 미시건대의 파이썬(python) 컴퓨터 프로그래밍 강의 등 주로 IT 분야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자연과학·인문·경영·예술 등의 강의도 많다.


147개 대학의 1700여 개 강좌에 누적 수강자가 1700만 명을 넘어섰다.(2016년 1월 21일 기준) 언어도 다양해 영어, 중국어 등 20여개 언어가 서비스된다. 중국어 자막이나 음성이 지원되는 강의도 110개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세라에는 국내 대학인 연세대와 카이스트도 참여하고 있다. 연세대 경영대학의 장대련 교수가 ‘아시아의 국제 마케팅(International Marketing in Asia)’을 지난해 6월 개설해 스튜디오와 외부에서 촬영하는 등 다채롭게 구성했다.

같은 대학 전기전자공학부 정종문 교수의 ‘새로 부상하는 정보기술의 세계(the Emerging Technologies: From Smart Phones to IoT to Big Data)’는 5개 코스를 수료한 뒤 최종 프로젝트를 제출하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특성화(Specialization) 강의다.


이처럼 코세라의 강의는 대부분 무료지만 ‘시그니처 트랙’이라고 해 일정한 수수료(49~59달러)를 받고 이수증을 주는 코스도 있다. 과제나 시험을 어느 정도 성적으로 통과해야 한다. 무크 수료가 정식 학력은 아니지만 온라인 인맥 사이트 링크드인(linkedin) 등에서는 학력으로 기재할 수 있다. 무엇보다 해당 대학에 가고 싶어 한다면 강의를 이수했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훌륭한 스펙이 될 것이다.


에덱스(edx.org)

앱으로도 수강 가능한 에덱스 [사진=에덱스 홈페이지 캡처]

앱으로도 수강 가능한 에덱스 [사진=에덱스 홈페이지 캡처]

2012년 MIT와 하버드대가 3000만 달러(약 364억원)를 들여 합작한 무크다. 강의 수가 650개 이상, 강사진이 1700명을 넘어가며, 58만개의 이수증이 발급됐다.(2016년 1월 21일 기준)

비영리단체를 표방해 내부 기술과 강의 콘텐트를 오픈소스 형태로 누구에게나 무료로 제공한다. 칭화대를 주축으로 한 중국 대학들이 이 ‘오픈 에덱스’를 활용해 ‘쉐탕엑스(XuetangX)’이라는 중국판 에덱스를 만들었다.


에덱스의 강의는 인문, 사회과학 중심이지만 이공계 강의도 있다. 웹에서 듣거나 앱을 다운받아 수강할 수 있다. 대개 10주 과정의 강의를 다 듣고 지도를 받으며 프로젝트를 원만히 수행하면 수료증을 준다. 서울대 강의도 들을 수 있다. 서울대 외교학과 조동준 교수의 ‘한반도의 국제정치(International Politics in the Korean Peninsula)’는 한국어로 진행되고 영어 자막이 병행된다.


유다시티(udacity.com)

컴퓨터 관련 강의가 많은 유다시티. 루비·자바스크립트 등 컴퓨터 언어와 프로그램 설계를 온라인으로 수강할 수 있다. 최근 취업 연계 과정을 개설했다. [사진=유다시티 홈페이지 캡처]

컴퓨터 관련 강의가 많은 유다시티. 루비·자바스크립트 등 컴퓨터 언어와 프로그램 설계를 온라인으로 수강할 수 있다. 최근 취업 연계 과정을 개설했다. [사진=유다시티 홈페이지 캡처]

구글의 연구소 ‘구글X’의 초대 소장이었던 세바스찬 스룬 스탠퍼드대 교수가 지난 2011년 설립했다. 컴퓨터 관련 교육이 주종으로, 국내 사용자도 많다. 첫 해 인공지능 입문 강의를 올려 16만명이 등록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대학 수업을 녹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튜디오에서 무크만을 위한 수업을 별도로 제작하기도 한다. 강의 질이 높은 만큼 유료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유다시티는 지난 13일 강의를 들으면 취업을 보장해 주는 프로그램까지 공개했다. ‘나노디그리 플러스’ 수업으로 6개월 내 취업을 못하면 수업료 전액을 돌려주기로 했다. 기존 ‘나노디그리’(한 달 평균 199달러)보다 100달러 더 비싸다. 수료하려면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린다. 구글의 화상통화 메신저인 ‘행아웃’으로 유다시티 코치와 인터뷰도 해야 한다.


유다시티 측은 “이미 나노디그리 졸업생이 구글과 AT&T, 아마존, 골드만삭스 등에 취업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취업 맞춤형 강의 내용 덕분일까. 유다시티 강좌 목록에는 구글이 알려주는 안드로이드 개발, 페이스북 개발자의 R 데이터 분석 등 IT 종사자의 역량을 높이는 내용들이 포함돼 있다.


미국 외 전세계로 확산

퓨처런의 강의 수료증 [사진=퓨처런 홈페이지]

퓨처런의 강의 수료증 [사진=퓨처런 홈페이지]

영국의 퓨처런(FutureLearn)과 독일 아이버시티(iversity), 오픈업에드(openuped) 등에 가면 유럽권 대학의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오픈업에드는 유럽 11개 원격대학들이 운영하는 무크 플랫폼이다. 퓨처런 역시 영국에서 원격 강의로 잔뼈가 굵은 오픈유니버시티가 출자해 대학뿐 아니라 대영박물관, 영국문화원, 영국필름협회 등 40여 기관들과 제휴했다. 연세대도 참여하고 있다. 영어 자막과 PDF 타입의 강의 노트를 제공해 비영어권 학생들을 배려한다.


프랑스의 펀(FUN)은 우리처럼 국가 주도로 이뤄졌다. 지난 2013년 프랑스 고등교육·연구부가 추진해 정부 예산으로 운영하고 있다. 대학에 300만 유로를 지원해 무크 콘텐트 개발도 독려한다. 중국은 ‘코세라 존’, ‘쉐탕엑스’에 각각 코세라와 에덱스의 형식을 빌려왔다. 중국어로 강의한다. 일본은 비영리단체인 J무크(JMOOC) 컨소시엄을 중심으로 도쿄대, 교토대, 와세다대 등과 NTT도코모 등 대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국내에선 K-무크가 발족하기 전 숙명여대가 무크 확산에 앞장섰다. 역사문화학과 김형률 교수의 주도로 글로벌 무크 캠퍼스(kc4dh.com)를 지난 2014년 8월에 열었다. 해외 유명 무크들을 묶어 숙명여대 강의에 활용할 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공개하고 있다.


김 교수는 “무크가 고교생에게도 매우 유용하다”면서 “코세라, 에덱스 등의 이용자 15%가 중고생"이라고 말했다. 무크 수료증이 "미국 대학에 지원할 때 유리한 스펙”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김 교수가 지난 2013년 마련한 겨울방학 무크 캠퍼스에 참여했던 한국외국인학교 박재현 군은 에덱스 등에서 강의를 듣고 지난해 9월 하버드대에 입학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8월 “무크가 대학 교육을 위협한다”고 썼다. 한편으론 무크가 강제성이나 인적 교류가 없어 수료율이 낮은 게 문제라는 상반된 지적도 있다. 하지만 끝까지 강의를 듣지 않는다고 무크를 저평가할 수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무크 수강의 목적은 단순한 지적 호기심부터 스펙 마련까지 다양하다. 대학 교육과 보완 관계를 이루며 발전할 잠재력이 높은 이유다.


글=박정경 기자 park.jeo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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