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중 헤어진 여친 72년만에 만나는 참전용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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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대전 참전용사 노르우드 토마스 [사진 노르우드 토마스]

2차 대전 참전 용사 노우드 토머스(93)가 72년 만에 헤어졌던 연인을 만난다고 미국 매체 버지니언파일럿이 19일(현지시간)보도했다.

토머스는 2차세계대전 때인 1944년 영국 런던에서 17살 조이스 모리스(89)와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그가 노르망디상륙작전을 위해 프랑스로 떠나며 두 사람은 곧 헤어졌다.

모리스는 그를 다시 만나기 위해 간호사 교육을 받은 뒤 파병 간호사가 되려 했지만 이듬해 전쟁이 끝났고 토머스는 미국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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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대전 당시 노르우드와 조이스 [사진=노르우드 토마스]

토머스는 그녀에게 편지와 선물을 보내며 인연을 유지했지만 다시 만날 수는 없었다. 토머스가 먼저 결혼하자 실망한 모리스도 다른 남자와 결혼한 뒤 호주로 이민 갔다. 그 후 토머스는 그녀가 96년 비행기 사고로 사망한 줄 알았다. 당시 모리스라는 성을 가진 영국 간호사가 여객기 사망자 명단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71년이 흐른 지난해 모리스가 그를 찾았다. 그녀는 손자에게 부탁해 그를 수소문한 끝에 토머스가 88세 때 스카이다이빙을 했다는 지역 뉴스를 발견했다. 토머스는 아내와 사별했고 모리스도 남편과 헤어졌다.


두 사람은 지난해 11월 손자들의 도움으로 인터넷 전화 스카이프로 화상 통화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두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보고 첫사랑에 빠진 연인들처럼 웃었다”고 전했다. 모리스는 그의 젊은 시절 사진을 보며 매일 “굿모닝 토미”라고 인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언젠가 호주로 가서 당신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내 얼굴이 보여요?”

아뇨 사실 잘 안보여요”

말로 할게요. 나는 지금 웃고 있어요”

물론 당신은 그럴 거에요”

두 사람의 이야기는 미국 지역 신문에 실렸고 300명 이상의 독자들이 그를 호주로 보내기 위해 7500달러(910만원)를 모았다. 두 사람의 소식을 들은 에어뉴질랜드도 토머스와 그의 손자 스티브에게 1등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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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우드와 모리스가 스카이프를 통해 대화하는 모습 [AP=뉴시스]

토머스는 버지니언파일럿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이제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며 “다시 한번 그녀를 만나면 어떻게 마음을 표현하고 대화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다음달 14일 발렌타인데이를 함께 보낼 예정이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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