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근무를 말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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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그동안 쌓인 불만이 터진 것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센트럴병원에 취업중 휴가로 일시 귀국했다가 복귀하지 않은 간호원의 한사람인 김명수양(25·인천시송림동)의 말이다.
그는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에 취업중인 간호원들 또한 불만이 상당히 심각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지난 83년 5월 취업, 16개월만에 고국휴가를 받은 이들이 내세우는 불만은 ▲시간외 수당이 지급되지 않은 점 ▲생활이 부자유스럽다 ▲현지직원과의 마찰 ▲언어소통이 어렵다 등.
김양은 특히 월 80만원의 보수와 계약만료후(3년) 유럽여행이라는 해외개발공사측의 당초 약속이 변질되거나 취소되어 간호원들 사이에 『속았다』는 비판의 소리가 높았다고 말한다.
김양 등이 받은 보수는 월54만원. 국내 간호원 봉급의 2배 수준이지만 약속된 80만원과는 차이가 심해 이것이 복귀하지 않은 주된 원인으로 지적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생활은 흔히 「수녀원」으로 비유됩니다. 외국인에게도 회교 율법이 적용되어 사실상 저희들의 외출·쇼핑은 전면 통제된 셈입니다.』
김양은 이번 사건이 국익의 차원으로 확대돼 책임감이 무겁다고 했다.
『한국 간호원은 77년 진출이래 경험이나 기술로선 단연 우월합니다. 더구나 필리핀·방글라데시의 간호원이 「수다장이」로 이미지가 나쁜데 비해 저희는 언제나 「뛰어다니는 코리언」으로 성실성을 인정받았읍니다.』 「정부 차원에서 한국간호원들의 권익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시급하다」는 그는 복귀하지 않은 동료들도 이러한 문제만 해결되면 언제든지 다시 근무할 뜻을 알려왔다고 전했다. <육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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