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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정체 유발 1위 영등포 타임스퀘어, 2위 잠실 제2롯데월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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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교통정체 어디가 일으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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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 25개 구 교통유발부담금 납부액 조사
백화점 1~3위 디큐브시티, 잠실 롯데, 목동 현대
병원은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 서울대병원 순

지난 14일 오후 7시 영등포 타임스퀘어의 주변. 타임스퀘어 바로 앞 영등포 삼거리는 그야말로 ‘교통지옥’이었다. 여의도에서 오는 퇴근 차량과 타임스퀘어에서 나오는 차량이 합쳐지는 영등포 로터리 부근부터 차량 진행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했다. 타임스퀘어 방향으로 우회전하려고 했지만 오른쪽 3차로를 택시가 전부 차지하고 있는 탓에 오가는 차량이 서로 맞물리면서 앞으로 나아가질 못했다. 가까스로 우회전에 성공했지만 이번에는 정류장 쪽으로 차선 변경을 하는 시내버스들에 가로막혀 가다 서다를 수십 번 반복했다. 여의도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서모(29)씨는 “불법주차해놓은 택시나 끼어들기 하는 승용차를 보면 포크레인으로 들어내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난다”며 “교통경찰을 대폭 늘리거나 도로확장공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등포 로터리에서 타임스퀘어까지 거리는 2km. 한산한 평일 오전이면 5분 안에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지만 이날은 32분이 걸렸다.

 송파구 제2롯데월드 역시 타임스퀘어 못지않았다. 지난 16일 오후 1시30분, 제2롯데월드로 향하는 차량 행렬이 잠실대교를 가득 메웠다. 버스와 택시, 승용차가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1.8km 거리를 가는데 15분이 걸렸다. 잠실대교 남단 사거리부터 차량 정체는 더욱 극심해졌다. 5차선 도로가 마치 주차장처럼 변해버렸다. 끼어들기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앞차와의 간격을 빽빽하게 유지한 채 시속 3~5km로 주차장을 향했다. 잠실대교 북단에서 제2롯데월드까지의 거리는 3km로 차량 흐름이 원활할 경우 3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다. 하지만 이날 토요일 오후엔 40분이 걸렸다. 10년째 잠실동에 거주하는 송모(36)씨는 “제2롯데월드 개장 이후 잠실 주민들은 단지를 통과하는 우회로를 이용한다”며 “과거에도 상습 정체구간이긴 했지만 이제는 진입 자체를 엄두도 못 내는 곳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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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江南通新이 입수한 서울 주요 시설의 교통유발부담금 납부 현황에 따르면 영등포구 영등포동 타임스퀘어는 지난해 ‘교통유발부담금’ 14억8200만원을 납부해 서울 25개구 교통정체유발 시설물 1위를 차지했다. 두 번째로 교통정체유발금을 많이 낸 곳은 제2롯데월드로 지난해 13억5100만원의 교통유발부담금을 냈다. 타임스퀘어와 제2롯데월드에 이어 3위는 7억원을 낸 구로구의 디큐브시티였다. 교통유발부담금을 많이 냈다는 건 그만큼 주변 교통이 혼잡하다는 의미다.

 타임스퀘어는 백화점·영화관·호텔·이마트 등이 모여있는 대규모 복합쇼핑몰로 총면적 37만㎡에 하루 평균 방문객이 16만 명에 이른다.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강남·송파구의 경우 대형쇼핑몰이나 백화점 등이 지역 내 곳곳에 있어서 방문객이 여러 곳으로 분산되지만 영등포구의 경우 그런 공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주말에 영등포구 주변 시민들이 타임스퀘어로 한번에 몰리기 때문에 그만큼 교통정체도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제2롯데월드는 총면적 80만7500㎡에 높이 555m의 국내 최고층 건물이다. 2014년 10월 개장한 후 수족관 누수와 지하주차장 균열 등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하루 평균 방문객이 8만2000명에 이를 만큼 많은 이들이 몰리며 교통정체가 더욱 심해졌다. 디큐브시티는 총면적 35만㎡에 하루 유동 인구가 10만 명에 이른다. 이곳 역시 주말이면 몰려드는 방문객 탓에 주변 도로가 마비된다. 구로구청 관계자는 “디큐브시티는 주변 왕복 6차로로 도로가 넓은 편이 아닌 데다 1개 차로를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들로 사실상 차지하고 있어 교통체증이 극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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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큐브시티는 백화점 부문만 따로 봤을 때 부담금 납부 순위 1위다. 백화점 부문에서 디큐브시티에 이어 가장 부담금을 많이 낸 곳은 송파구 잠실동의 롯데백화점(6억6000만원), 양천구 목동의 현대백화점(5억3000만원), 강남구 삼성동의 현대백화점(4억8000만원)순이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강남의 백화점들이 방문객이 적은 건 아니지만 도로가 상대적으로 잘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규모나 인기도에 비해 교통유발부담금이 적게 책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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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의 경우 구체적인 부담금 납부 내역 공개를 거부한 중구를 제외하고 봤을 때 광진구 광장동의 워커힐호텔이 지난해 가장 많은 2억1000만원의 세금을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커힐호텔은 1963년에 문을 열었으며 현재 총면적 48만㎡에 객실 수는 589곳이다. 광진구청 관계자는 “순수 숙박객 수는 다른 호텔과 큰 차이가 없지만 외국인전용 카지노인 파라다이스 카지노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몰리기 때문에 교통 혼잡도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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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병원 부문에서는 송파구 풍납동의 서울아산병원이 5억8000만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총면적 28만m²에 2700여 개 병상을 갖춘 아산병원은 하루 평균 1만1000명의 외래환자가 방문한다. 서대문구 대신동의 세브란스병원과 종로구 연건동의 서울대학병원의 교통유발부담금은 각각 3억4000만원과 2억5000만원으로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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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문에 상관없이 구별 교통유발부담금 상위 5개 곳을 다시 뽑아 평균 낸 결과 가장 붐비는 지역은 송파구였다. 제2롯데월드·롯데백화점·서울아산병원 등이 위치한 송파구의 부담금 상위 5곳이 지난해 평균 6억6000만원을 납부했다. 대형백화점이 다수 위치한 강남구가 3억9000만원으로 2위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와 특급 호텔들이 많은 중구가 3억5000만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동작구·강북구·관악구는 각각 7000만, 7300만, 7600만원으로 가장 낮은 액수의 세금을 납부했다. 동작구에서 부담금이 가장 높게 책정된 곳은 태평백화점으로 9500만원의 교통유발부담금을 냈다.

 한편 주말마다 교통정체를 유발하는 서초구 ‘사랑의 교회’, 여의도 ‘순복음교회’, 종로 ‘조계사’ 등 대형 종교시설은 도시교통정비촉진법 시행령 제17조 1항에 의거해 세금을 내지 않는 면제 대상이다. 이밖에 교육용 시설이나 정당법에 따라 설립된 정당 소유의 시설물도 면제 대상에 속한다. 정부는 1990년부터 교통혼잡을 유발하는 시설물에 매년 1회 부담금을 부과하고 있다.

김민관 기자 kim.mink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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