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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피임약 처방전 없이 약국서 살 수 있게되나

중앙일보

입력

성관계 후에 복용해 임신을 막는 ‘사후피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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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만 살 수 있었던 사후피임약을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7일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 위탁한 연구 용역을 완료하고 협의과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내 정책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24시간 이내 복용해야 피임확률 95%
식약처, 상반기 중 일반의약품 전환 검토

사후 피임약은 의사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있어 피임 효과가 떨어지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성관계 후 72시간 내에 복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는데 의사 처방을 받으려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성관계 후 24시간 내에 사후피임약을 복용하면 피임률이 95%정도다. 48시간 이내에 복용할 경우 확률은 85%, 72시간 내 복용하면 58%의 피임률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의학계는 부작용을 우려해 일반의약품 전환을 반대해왔다. 부작용을 가져올 우려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사후피임약은 고농도의 프로게스테론을 집중적으로 투여해 호르몬 변화로 자궁 내벽이 탈락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기 때문에 급작스러운 호르몬 변화로 여성의 몸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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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사후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을 반대하는 산부인과 의사들이 서울 계동 보건복지부 앞에서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사후피임약이 자유롭게 판매되면 사회가 성적으로 문란해질 수 있다는 종교계의 우려도 적지않다. 이 때문에 2012년 보건복지부와 식약처가 응급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을 추진했으나 결정이 미뤄졌다.

식약처는 상반기 중 일반의약품 전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성관계와 별도로 매일 같은 시간에 먹는 일반 피임약(경구피임약)은 일반의약품이기 때문에 두통약이나 소화제와 같이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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