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컵 첫날, 필승카드 안병훈-자이디 조만 승리

안병훈 [사진 골프파일]

‘빅 벤’ 안병훈(25·CJ)이 유라시아컵에서 아시아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안병훈은 15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글렌마리 골프장에서 열린 유라시아컵 첫째 날 포볼 경기에서 베테랑 통차이 자이디(태국)와 한 조로 필승카드로 출격해 아사아팀의 유일한 승리를 안겼다. 첫 날 포볼 매치 6경기에서 아시아팀은 1.5점을 얻는데 그쳤고, 유럽팀은 4.5점을 획득했다.

아시아팀의 단장 지브 밀카 싱(인도)은 기선 제압을 위해 필승조를 전진배치했고, 안병훈과 자이디는 왕정훈과 아니르반 라히리(인도)에 이어 2조로 나섰다. 안병훈과 자이디는 안정적인 팀워크를 뽐내며 만만치 않은 상대인 대니 윌렛과 매튜 피츠패트릭(이상 잉글랜드)에 1홀 남기고 3홀 차 승리를 거뒀다.

2014년부터 시작된 유라시아컵에서 아시아팀의 첫 포볼 승점이라 더욱 값졌다. 2년 전 첫 대회에서는 아시아팀은 포볼 5경기를 모두 유럽에 패했다.

통차이 자이디 [사진 골프파일]

전반에는 1회 유라시아컵 단장을 맡았던 자이디의 안정적인 플레이가 돋보였다. 대륙 대항전 경험이 풍부한 자이디는 2, 3번 홀 연속 버디에 이어 5번 홀에서 다시 버디를 낚으며 1홀 리드에 앞장섰다.

하지만 윌렛과 피츠패트릭이 치고 올라오면서 역전됐고, 10번 홀까지 2홀 차로 끌려갔다.

후반에는 안병훈의 장타와 퍼트가 빛났다. 안병훈은 11번 홀 버디로 한 홀 차로 줄였고, 14번 홀부터는 3연속 버디를 낚으며 전세를 완전히 뒤집었다. 15번 홀에서 4m 버디 퍼트로 팀의 리드를 가져왔고, 파 5인 16번 홀에서는 폭발적인 장타로 2온에 성공한 뒤 가볍게 버디를 낚아 2홀 차로 달아났다.

안병훈의 버디쇼에 윌렛과 피츠패트릭이 크게 흔들렸고, 17번 홀에서도 안병훈이 파를 잡아 승부를 마무리했다.

전장이 7004야드로 짧고 페어웨이가 넓어 첫 날부터 버디가 쏟아졌다. 그리고 작은 이변도 일어났다. ‘말레이시아의 영웅’ 니콜라스 펑-대니 치아 조가 세 번째 경기에서 빅토르 드뷔숑(프랑스)-덴 소렌 켈슨(덴마크)과 무승부를 거두면서 귀중한 승점 0.5점을 챙겼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큰 차이가 날 것으로 보였던 세 번째 경기는 가장 박진감이 넘쳤다. 세계랭킹이 426위로 양팀 출전 선수 중 가장 낮은 니콜라스 펑은 17번 홀에서 켈슨이 10m 칩인 버디를 낚자 비슷한 거리에서 칩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으며 응수했다.

드뷔숑이 세계랭킹 32위고, 켈슨은 47위다. 홈팬들의 열렬한 환호를 등에 업은 펑과 치아는 17번 홀에서 올스퀘어를 지켰고, 마지막 홀에서도 비겨 승점을 나눠 가졌다.

단장 싱이 자신있게 첫 조로 내세웠던 라히리와 왕정훈은 이안 폴터(잉글랜드)-베른트 비스베르거(오스트리아) 조에 3홀 남기고 4홀 차로 완패했다. 2년 전 대회에서 승점 2점을 획득한 라히리를 믿었지만 샷이 오락가락하는 등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최연소 출전자 왕정훈이 선전했지만 유럽팀의 에이스 폴터가 맹활약하면서 기선제압에 실패했다.

네 번째 조로 출발한 김경태(신한금융그룹)와 프라야드 막셍(태국)은 로스 피셔(잉글랜드)-크리스토퍼 브로베리(스웨덴) 조에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4홀 남기고 6홀 차로 대패했다.

JTBC골프는 16일 대회 둘째 날 포섬 경기를 오전 10시30분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