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식 행사서 수출 50번 넘게 언급한 주형환 산업부 장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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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사진 중앙포토]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취임 후 첫 공식발언 주제는 ‘미래먹거리’와 ‘수출 부진 타개’였다. 13일 오후 취임 첫 행보로 경기도 부천시 오정산업단지 내 흥아기연을 방문한 자리에서다.

그는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복원하면서 새로운 산업을 키워내려면 규제를 완화하고, 필요하다면 예산?세제?금융 여러 면을 손봐야 한다”며 “민간과 계속 머리를 맞대면서 구체적인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출과 관련해 “내수에 치중하는 기업은 수출하는 기업으로, 수출하는 기업은 글로벌 수출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출 중소기업의 수입 부가세 부담을 줄이겠다는 구체적인 아이디어도 내놨다.

주 장관이 취임식도 하기 전에 중소기업으로 먼저 발걸음을 옮긴 것은 수출 회복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걸로 보인다. 주 장관은 이날 현장 방문에서 수출이란 단어를 50번 넘게 언급했다. 그는 “올해도 수출 여건이 좋지 않다”고 진단하면서 “수출 회복을 위해 중소·중견기업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 노력이 중요하며, 특히 FTA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흥아기연은 1970년 창립한 제약 포장기계 제조업체다. 약을 은박지를 이용해 10알 단위로 볼록하게 포장하는 ‘블리스터형’ 포장기계가 대표 상품이다. 유럽 기업들이 앞선 분야지만 흥아기연은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영역을 넓히고 있다.

2015년 매출(407억원)의 72.5%를 해외에서 거뒀다. 업계 선두주자인 독일 진출에 성공했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런 공로로 흥아기연은 2014년 12월 산업포상 최고상인 금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해외 매출의 4분의 1을 중국에서 올리는 흥아기연은 대표적인 자유무역협정(FTA) 수혜기업으로 꼽힌다. 주력인 블리스터형 포장기계는 한·중 FTA 발효로 관세가 10%에서 8%로 인하됐고, 10년 내 완전 철폐된다. 큰 인구규모와 빠른 고령화 속도에 따라 중국이 5년 내 세계 2위의 제약시장으로 성장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다.

주 장관은 흥아기연과 같은 수출 주도형 중소기업에 인력·세제·금융·기술개발 지원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국내 중소기업이 궁극적으로 세계적인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 환경이 구축되도록 수출 시장·품목·주체·방식별로 맞춤형 시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 장관은 흥아기연이 건의한 포장기계 공정 기술개발 및 해외 마케팅 지원에 대해 적극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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