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江南通新 사용설명서] 최고의 유산은 믿음과 사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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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다양한 신조어가 등장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습니다. 그중에서도 금수저· 흙수저라는 말이 크게 유행을 했죠. 일명 ‘수저계급론’이라는 말도 생겨났고요. 부모로부터 많은 유산을 받은 사람을 금수저 계급, 물려받을 것이 없어 맨손으로 자신의 길을 개척해야 하는 사람은 흙수저 계급이라고들 했습니다.

 이번 주 커버스토리에서는 유통·강연·음식·기업정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3040 젊은 CEO들입니다. 수저계급론에 따르면 이들은 다양한 색깔의 수저를 갖고 태어났습니다. 거리에서 좌판을 깔고 동대문에서 사온 옷을 팔던 이는 흙수저 계급에 속할테고, 아버지로부터 갑자기 회사를 물려받게 된 이는 금수저 계급에 속하겠죠. 남들이 부러워하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길을 찾아 성공을 거둔 이도 있었습니다. 계급은 달랐을지 모르지만 이들 모두 나름의 어려움을 극복하며 자신의 길을 개척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그들을 믿어준 부모가 있었다는 겁니다. 믿음과 사랑, 두 가지가 바로 그들이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유산이었습니다. 그 믿음을 가슴에 품고 두려움 없이 자신의 길을 갔기에 어떤 난관도 헤치고 성공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이 기사를 준비하며 문득 자기 지분의 99% 기부를 약속한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가 딸에게 보낸 편지가 떠올랐습니다. 저커버그는 편지에서 “우리는 네가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에서 자라기를 바란다. 사람들이 더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죠. 기사에 소개한 5명의 CEO들도 저커버그의 딸 못지않은 부모님의 유산을 받은 셈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해외 대학 리포트에서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모태가 된 스탠퍼드대를 다뤘습니다. 스탠퍼드대 MBA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에세이를 써야 하는데, 첫 번째 주제가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이유는 뭔가’(What matters most to you and why?)라고 합니다.

 2016년 새해가 시작된 지 보름 가까이 돼갑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올해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이고, 그 이유는 뭔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박혜민 메트로G팀장 park.hy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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