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등 로봇 수요 정확한 예측 필요 … 센서·모터 원천 기술에도 장기 투자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기사 이미지

이용진
맥킨지 서울사무소
시니어파트너

인류가 가까운 미래에 구현하고자 하는 세상은 로봇이 인간의 반복적 노동을 대체하는 세상이다. 이를 위해 로봇은 ▶인간 수준의 시청각 등 감각(Sensing) ▶언어 이해와 자가 학습 등 사고(Judgment) ▶양발 보행과 양팔 조작 등 이동 조작(Manipulation) 3개 기술 요소를 갖춰야 한다.

한국 신성장 동력 10 <1> 로봇 산업
한국 로봇 강국 되려면

 로봇은 용도에 따라 산업용과 개인용으로 나뉜다. 산업용 로봇의 핵심은 ‘유연 공정’이다. 같은 로봇에 스마트폰처럼 소프트웨어만 바꿔 다양한 작업에 활용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독일 쿠카, 일본 야스카와 같은 기존 업체와 덴마크 유니버설 로보틱스, 미국 리싱크 로보틱스 같은 신생 업체가 이 분야에서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유연 공정을 실현하면 중국에서 만들어 선진국으로 수출하는 구조의 공급 사슬이 바뀔 것이다.

 개인용 로봇 시장은 2010년 5억 달러(약 6000억원)에서 2020년 130억 달러(약 15조6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스마트 기기 보급 확산과 자동차 전장화에 따른 부품 가격 하락, 인공지능(AI) 발달이 개인용 로봇 시장을 폭발적으로 키울 요소로 보인다. 구글은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최근 10여 개 로봇 업체를 인수합병(M&A)했다. 소프트웨어·하드웨어에 걸친 ‘로봇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미래 주거용 로봇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개발한 ‘페퍼’를 지난해 일반인에게 판매하기 시작했다.

 반면 국내 로봇 업계는 대기업 계열사의 안정적인 수요만을 노린 개발에 머무르고 있다. 국내 로봇 산업을 키우려면 개발 초기부터 공장·실버타운·병원 같은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해야 한다. 목표 시장은 한국이 아니라 미국·유럽으로 돌려야 한다. 이 시장은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높아 대체 노동력에 대한 수요가 높다. 개인용 로봇도 마찬가지다. 선진국은 노인·어린이 소비자에 대한 수요와 구매력을 동시에 갖춰 목표 시장으로 적합하다.

 원천 기술에 대한 장기 투자도 시급하다. 로봇은 본질적으로 다양한 선행 산업 기술을 따라가는 후행 산업이다. 센서·모터·컨트롤러 같은 핵심 부품부터 원천 기술을 확보하지 않으면 로봇 산업에서 차별화하기 어렵다.

이용진 맥킨지 서울사무소 시니어파트너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