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비전 국제회의' 3인 인터뷰] 사카키바라 교수·나이스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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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일본 게이오대 교수는 한국 경제 성장의 최대 장애물로 노사관계를 꼽았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대장성 재무관을 역임한 일본의 대표적인 국제금융통으로 당시 '미스터 엔'으로 불렸다.

그는 30일 "한국 경제가 외환위기 후 급성장했으나 최근엔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며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세계화와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카키라바 교수는 또 "미국 경제가 하반기에 회복할 것이란 기대 때문에 달러화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장기적으론 유로화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화 환율은 연말까지 달러당 1백15~1백25엔 수준에서 움직일 것이며, 중국은 고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위안화 환율을 변동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경제에 대해선 "기업 구조조정으로 민간부문의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다"며 "아직 거시경제 상황은 좋지 않지만 미시적 여건은 개선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휴버트 나이스 도이치은행 아시아지역 회장은 이날 "노조와 회사, 정부간의 협력 체제를 빨리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SK글로벌 같은 분식회계는 어느 나라에서나 발생할 수 있지만 얼마나 투명하게 문제를 해결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정부가 구제금융을 해줘선 안된다"고 말했다.

나이스 회장은 외환위기 때 국제통화기금(IMF) 국장으로 우리 정부와 협상을 벌였던 인물이다. 이런 인연 때문인지 그는 30일 국제회의 참석자 가운데 한국의 성장 전망에 가장 후한 점수를 줬다.

나이스 회장은 "최근 여러 기관들이 성장률 전망을 크게 낮추고 있으나 한국 경제의 기초 여건이나 정부의 재정 상태, 세계 경제 동향 등을 감안할 때 과민하게 반응한 것"이라며 "4%대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반 기업이 금융회사를 소유할 수 없도록 정부가 엄격히 제한하는 것에 대해 "과거의 나쁜 경험에서 나온 조치일 것"이라며 "앞으로 경쟁이 증대하고 금융감독 기능이 향상되면 이런 규제는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금융시장이 스스로 알아서 대응할 문제로 정부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데 주력하면 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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