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황후 선정 기록 상량문 홍릉서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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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과 명성황후를 합장한 홍릉(사적 제207호)에서 명성황후의 국모로서의 삶과 애국심을 기린 상량문(사진)이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홍릉 침전(寢殿)을 보수하기 위해 해체하다 종도리 장여(도리 바로 밑에 평행으로 받쳐 거는 부재) 부분에서 붉은 비단 1필이 한지에 싸인 채 수습됐다고 30일 밝혔다.

0.95×12.9m 크기인 이 비단 상량문에는 명성황후가 고독한 백성, 즉 아비 잃은 자식과 자식없는 노인들에게 쌀과 돈을 나누어 주는 선정을 베풀었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홍릉 침전은 고종이 승하 18년 전인 광무 5년(1901년) 건립됐다. 따라서 상량문에는 명성황후에 대한 기록만 봉안돼 있다.

명성황후는 을미사변(1895년)으로 시해당한 후 그 시신이 2년 뒤인 1897년 청량리 홍릉에 안치됐다가 1919년 고종이 승하한 후 금곡 홍릉에 합장하게 됐다. 따라서 홍릉이 능 침전으로 기능한 것은 건물이 완성된 1901년이 아니라 고종과 합장된 1919년이었다.

한편 상량문과 함께 재해 방지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은 수(水)자를 새긴 육각형 은판(지름 45mm, 두께 0.8mm) 3점도 발견됐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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