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4차 핵실험] 북한 핵실험, 접경지역 주민들 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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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수소폭탄 실험 성공 발표 뉴스가 서울역 대합실 TV화면에 나오고 있다.[사진 강정현 기자]

북한이 6일 ‘수소탄 실험’을 하자 강원도 접경지역 주민은 온종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상황을 지켜봤다. 특히 금강산 관광 재개를 기대해 온 고성군 동부전선 주민들은 남북 관계 긴장감 고조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고성의 경우 2008년 관광객 피격사망 사건을 계기로 금강산 관광이 전면 중단됐고, 지역 상권은 직격탄을 맞았다.

동부전선 최북단 마을 명파리 주민 최광춘(61)씨는 “금강산관광이 재개돼 지역경기가 살아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남북 관계가 좋아질 만 하면 이런 사건이 터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일부 접경지역에선 군 장병의 외출외박이 줄면서 지역경제가 또다시 침체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화천군 간동면 구만리 주민 우종철(60)씨는 “안 그래도 힘든데 군 장병의 외출외박까지 막히면 큰 타격을 입는다”며 “올해는 북한의 도발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파주·연천 등 중서부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마을과 주변 접경지역은 긴장 속에서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민통선 지역에 대한 이동 통제는 없었다. 도라전망대·태풍전망대·제3땅굴 등 민통선내 안보관광지도 정상 운영됐다. 민통선 마을 주민들은 북측의 수소탄 핵실험 뉴스에 귀 기울이며 일상 생활을 유지했다.

파주 해마루촌 조봉연(60) 농촌체험마을 추진위원장은 “지금 당장은 민통선 마을이 평온을 유지하고 있지만 향후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의 대북 제제 조치가 이뤄지면 북한에서 어떤 도발을 해올지 모르는 일이어서 민통선 주민 입장에서는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이번 핵실험 여파로 민통선 관광에 악영향이 미치지 않을지도 염려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북한 측의 포격 도발을 받았던 연천군 중면 민통선 주민들은 평온한 일상을 유지했다. 연천 횡산리마을 은금홍(66) 이장은 “북한 핵실험 후에도 민통선 출입이나 관광이 정상적으로 이뤄졌고 주민들도 아무런 동요없이 하루를 보냈다”고 말했다.

파주·연천·춘천=전익진·박진호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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