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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누리예산 편성 거부 교육감 검찰 고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놓고 중앙정부와 시·도 교육청이 정면충돌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검찰 고발’이란 초강수를 들고 나왔다. 시·도 교육청은 “대통령 공약인 만큼 정부의 추가 지원이 없다면 예산 편성도 없다”며 맞섰다.

“감사원 감사 청구 등 모든 수단 동원”
교육부 “교육청 예산 집행정지 검토”
교육청 “대통령 공약 … 정부 지원을”

최 부총리는 5일 서울 정부중앙청사에서 누리과정 예산 편성 촉구 담화문을 발표했다. “시·도 교육감이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계속 거부하는 건 직무유기”라며 “감사원 감사 청구, 검찰 고발을 포함한 법적·행정적·재정적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동석한 이영 교육부 차관은 “예산 집행 정지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시·도 교육청의 전체 예산안 자체를 무효화하겠다는 뜻이다.

 중앙정부에서 ‘검찰 고발’과 ‘예산 집행 정지’란 극약처방을 들고 나온 건 시한 때문이다. 시·도 교육청은 올해 1월분 누리과정 지원금을 늦어도 25일까지 각 유치원에 지급해야 한다. 새해 연휴 뒤 4일부터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자녀를 보내기 시작한 부모는 자비로 비용을 충당해야 할지, 유치원·어린이집 운영이 지속될지 불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앙정부는 각 시·도 교육청에 화살을 돌렸다. 최 부총리는 “지난해 10월 정부는 올해 누리과정에 소요되는 4조원 전액을 시·도 교육청에 예정 교부했다”며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누리과정 예산은 전액 삭감하고 무분별한 선심성 사업을 강행 추진하면서 돈이 없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내정자도 최 부총리를 거들었다. 이날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서에 “유·초중등 교육은 유아교육법령상 지방교육 자치사무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지원함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지방교육청은 최 부총리 담화 발표에도 “입장 변화는 없다”고 했다. 이날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관계자는 “(최 부총리 담화는) 행정·재정적 압박이나 대법원 제소 등 이전에 정부가 언급해 온 내용과 하등 차이가 없다”며 “누리과정은 대통령의 공약이며 예산이 부족해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할 수 없다는 우리의 입장도 큰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정부와 머리를 맞대서 해결 방안을 모색했으면 한다. 또 누리과정이 정치적 쟁점이 됐기 때문에 여야 간의 정치적 대타협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6일 오후 서울시교육청에서 긴급 회견을 열어 최 부총리의 담화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서울·광주시 교육감과 경기·전북·강원도 교육감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광주시교육청은 이날 도의회에 예산안 재심의를 요구했다. 교육부가 지난해 12월 29일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이 지방의회에서 전액 삭감된 3개 시·도 교육청(서울·광주·전남)에 재의를 요구한 데 따른 조치다. 전남도교육청은 12월 30일 도의회에 재의 요구를 했으며 서울시교육청은 이달 11일까지 재의를 요구할지 결정해야 한다.

하남현·노진호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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