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을 출판만화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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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와 애니메이션의 관계? 통상적으로는 출판만화가 인기를 끈 뒤 이를 원작으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요즘 만화가에는 이를 뒤집는 기획이 연달아 시도되고 있다.

이달 초부터 방송 중인 애니메이션'수호요정 미셸'(KBS 2TV 목요일 오후 6시)은 방송 시작과 엇비슷한 시기에 잡지 연재를 시작했다.

다음 달부터 방송할 KBS의 또 다른 애니메이션 '요랑아 요랑아'(사진)는 불과 넉 달 전 잡지연재가 시작됐다. 이는 두 작품 모두 애니메이션을 기획한 뒤 같은 캐릭터를 잡지 등에 동시다발적으로 선보이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요랑아 요랑아'는 '소원의 책'을 찾기 위해 인간세계로 내려온 하늘의 여우 요랑이와 아빠의 고향마을로 이사온 소년 현이가 친구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공동제작사인 KBS와 서울무비는 만화잡지 연재뿐 아니라 인터넷 아바타 서비스 등으로 다양한 매체에 캐릭터를 노출시켜 인지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잡지 쪽 전략도 비슷하다. '수호요정 미셀'과 '요랑아 요랑아'를 연재 중인 '팡팡'의 오태엽 편집장은 "인기를 얻은 연재만화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려는 시도가 번번이 어그러져 아예 애니메이션으로 기획한 작품들에 만화 연재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략의 원조는 일본이다. 만화가 원작인 작품은 '오리지널 만화', 이처럼 다매체 동시 노출전략을 통해 탄생한 작품은 '미디어 믹스 만화'라고 구분하기도 한다. 완구 등 캐릭터 상품시장에서도 큰 성공을 거둔 '포켓몬스터''탑블레이드'등이 대표적인 미디어 믹스 만화로 꼽힌다.

그러나 국내시장에서 이 전략의 성공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KBS 외주제작국의 신동주 PD는 "최근 TV애니메이션의 시청률이 원체 저조해서 잡지 연재에 따른 상승효과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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