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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성 출혈열 발생지가 따로 없다|이호왕교수 제2병원체 확인을 계기로 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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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등줄쥐(들쥐의 일종)에서 분리한 한탄바이러스가 유행성출혈열의 병원체라는 사실이 지난 76년에 밝혀진데 이어 이번에 다시 집쥐에서 분리한 바이러스가 제2의 병원체(서울바이러스로 명명)로 확인됨에 따라 유행성출혈열의 세계적인 확산이 우려되고있다.
두 바이러스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분리한 고려대의대 이호왕교수(부설 바이러스병 연구소장)는 한탄바이러스가 유럽이나 아시아지역에서만 분리되고 있는데 비해 현재 일본·미국·브라질·이집트등 세계전역에서 보고되고 있는 유행성 출혈열은 집쥐에 의해 전파되고 있음이 이번의 서울바이러스로 확인된 셈이라고 밝히고 이에 대한 광범하고 적극적인 대책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행성출혈열(일명 한국형출혈열)은 지난 51년 휴전선일대의 주한 유엔군병사들 사이에 집단적으로 발병하면서 크게 문제가 되기시작한 것으로 51∼54년사이 발병환자만 2천5백여명으로 보고되어 있다.
83년 4월부터 「신증후군출혈열」로 이름을 바꾼 이 병은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매년 수백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정부는 76년에 제2종 법정전염범으로 지정했다.
이교수는 지난 한햇동안 전국에서 8백여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사망률은 약10%에 달한다고 밝히고 이렇게 많은 사람 특히 농부들이 매년 수십명씩 죽어가고 있는데도 이병이 소홀히 취급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환자발생보고도 제대로 안되고 있을뿐만아니라 국가적인 체면을 이유로 실상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바이러스가 집쥐에서 분리되고 이것이 이병의 중요한 병원체임이 밝혀짐으로써 들쥐가 서식하는 농촌뿐아니라 도서지방이나 도회지에서의 발생가능성이 더 한층 높아져 경각심을 높여주고 있다. 또 환자 발생지역이 전세계적으로 넓어지고 환자발생수도 많아지고 있는데 중공의 경우 82년에 환자가 6만명이던 것이 83년에는 10만명으로 늘어났다고 보고됐다.
세계의학계의 이목을 끈 유행성 출혈열의 병원체를 찾기 위해 많은 국내외 학자들이 동원되었지만 76년에 이르러서야 이교수팀이 등줄쥐에서 바이러스를 발견(당시 코리아 항원이라 명명)해 80년에 와서 한탄바이러스로 정식 등록 되었으며 다시 지난 82년 서울마포소재 모 아파트에서 잡은 집쥐에서 또다른 균을 분리, 그동안의 추시결과 서울바이러스로 확인됨으로써 한국은 출혈열 연구에서 앞서가고 있다.
유행성출혈열 중 한탄바이러스와 서울바이러스 사이에는 임상증세에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발열기·저혈압기·핍뇨기·이뇨기·회복기등을 거치는것이 전형적인 임상경과로 서울바이러스에 의한 출혈열이 한탄바이러스에 의한 것보다 임상증세는 조금 가볍다.
잠복기는 대개 2∼3주정도며 초기증상으로는 갑자기 시작되는 39∼41도에 달하는 고열과 오한·두통·안구통·현기증·근육통·구토·복통·결막충혈 등을 보이고 연구개출혈등 피부조직에서의 출혈과 신장·폐등을 비롯한 전신 장기의 내출혈이 일어나며 경과가 좋지 못한 경우 신부전·폐부종·폐출혈·쇼크등으로 사망하기도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야외에서는 물론 집안에서도 쥐나 쥐의 배설물과 접촉하지 않도록 하는 수밖에 없다.
현재 출혈열 예방을 위한 백신이 수년째 개발중에 있는데 이교수는 올해 안으로 좋은 결과가 나올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고있다. <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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