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NG] 사제가 되려면 영화 '검은 사제들'의 강동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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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은비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제주 신성여고는 천주교를 바탕으로 한 ‘미션 스쿨’이다. 다른 학교와 달리 학교 곳곳에서 수녀님과 신부님을 만날 수 있는 것이 미션 스쿨의 특징이다. 신성여고의 교장선생님 송동림 신부님을 만나 직업으로서의 ‘신부’에 대해 파헤쳐 보았다.

신성여고의 교장인 천주교 제주교구 소속 송동림 레오 신부
신성여고의 교장인 천주교 제주교구 소속 송동림 레오 신부
-신부님은 어떤 일을 하시나요?
“신부는 주로 가톨릭 교회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가톨릭교회에서 제시하는 방향성을 토대로 살아가는 것이 일반적이죠. 각 학교마다 추구하는 이상이 있는 것처럼 가톨릭교회에서 제시하는 사제의 삶에 대한 지침들이 있고 그것을 반영하여 실천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그런 과정에는 하느님의 복음을 전파하는 즉, 선교의 소명을 갖고 살아가죠.”

우리 학교 교장 선생님, 송동림 신부님을 소개합니다

-신도를 늘리는 것이 소명인가요?
“꼭 다른 사람들이 신도가 되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의식이나 철학 안에서 가톨릭적으로 살 수 있도록 인도하고 나누는 일을 합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신자들이 하느님의 계명에 가깝게 살 수 있도록 독려하고 인도하고 연대하는 삶을 살아갑니다. 신부는 일반 성당에서 사목, 또는 가톨릭 학교에 교사로 파견되어 그 소명을 이어가기도 하죠. 저 역시 신성여고에서 신부로서 위와 같은 일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미션 스쿨로 유명한 가톨릭대와 가톨릭 학교인 신성여고의 차이가 있다면 어떤 것이죠?
“가톨릭대는 구성원이 가톨릭 신자이며 사제를 지망합니다. 가톨릭대는 가톨릭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있기 때문에 종교에 있어 구성원의 소통이 원활한 편이죠. 그에 비해 신성여고는 구성원의 종교가 가톨릭 뿐 아니라 불교, 개신교 등 다양합니다. 가톨릭대는 사제양성이 주목적이지만 신성여고는 인성·지성적인 면에서 가톨릭의 지침을 따르도록 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죠. 구성원과 방향성 면에서 신성여고와 가톨릭대는 같으면서도 다른 부분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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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여고는 ‘성모의 밤’ 등의 행사를 통해 가톨릭의 정신을 알리고 있다. [사진=신성여고 홈페이지]
-어떤 과정을 거쳐야 사제가 될 수 있나요?
“세례를 받은 지 3년이 지나야 신학교에 갈 수 있습니다. 또한 가톨릭대에 가기 위해선 소속된 지역의 담당 신부님과 6개월~1년 동안 만남의 시간을 갖고 신부님의 인도에 따라 생활을 하며 교류를 갖죠. 신학교도 일반 대학처럼 수능시험과 같은 대입과정을 거칩니다. 가톨릭대에 입학하게 된다면 학부 4년, 대학원 3년 과정을 밟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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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검은 사제들'에서 강동원은 가톨릭대 7학년 학생으로 부제(보조 사제) 연기를 했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영화 ‘검은 사제들’에서 강동원은 가톨릭대 7학년 학생으로 부제(보조 사제) 연기를 했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신부 송동림이 아닌 신성여고의 교장으로서 의미는 어디서 찾으시는지요?
“학교에 오면서 생각을 했던 수많은 것 중 결국 마지막에 남은 것은 사랑이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바탕으로 학생과 선생님을 많이 사랑하고 싶습니다. 제 사랑은 가톨릭 학교의 신앙과 믿음, 하느님의 사랑이 밑바탕이 되어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학생들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흔들리기 보다는 올바른 가치관과 철학을 갖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도움을 주고 싶은 것이 교장으로써 목표입니다.”

-신성여고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보다 행복한 학교, 졸업해서도 다시 찾아오고 싶은 학교를 만들고 싶습니다. 교장으로 있는 동안은 학생들을 위한 편지를 쓸 것이고, 권위의식을 내려놓고 선생님들과 소통을 하고 싶네요. 학생들이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근심 걱정을 내려놓고 당당하고 자신감있게 졸업하고 미래를 살 수 있도록 최대한 격려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는 많은 학생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본주의 문화, 좋은 대학, 학벌을 추구하는데에 너무 연연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학벌이 갖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폐해도 많기 때문이죠. 열등의식으로 자존감에 상처를 입지 않았으면 합니다.”

글=고은비(신성여고 2) TONG청소년기자, 청소년사회문제연구소 아라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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