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시티 대구, 신재생에너지 모델 도시로 만들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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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대구시장은 집무실에 현황판을 놓고 주요 사업을 꼼꼼히 점검한다.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 자족 도시’를 만드는 것이 꿈이다. [프리랜서 공정식]

“지구온난화가 모든 인류에게 ‘발등의 불’이다. 신재생에너지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권영진 대구시장 ‘친환경 도시’ 전략
연료전지 발전소 등 8500억 투자
현풍에 첫 에너지 자족도시 추진
“전기차 등 친환경 미래산업 키울 것”

 지난 18일 집무실에서 만난 권영진(53) 대구시장은 ‘신 기후체제’인 파리협정 얘기부터 꺼냈다. 그는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를 보면서 안도와 우려가 교차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선진국·개발도상국 구분 없이 2021년부터 온실가스를 의무적으로 감축해야 한다는 점에선 다행”이라고 했다. 반면 “그만큼 지구온난화가 심각하다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권 시장은 대구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신재생에너지 도시 만들기사업’이 온실가스를 조금이라도 줄이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것이 ‘테크노폴리스 에너지 자족도시 조성’이다. 달성군 현풍면에 조성 중인 신도시 ‘테크노폴리스’(726만㎡)의 전기를 모두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계획이다. 인구 5만 명의 신도시를 연료전지·태양광·지열 등의 신재생에너지로 움직이려는 시도는 국내에서 처음이다. 대구시와 한국전력 등이 8500억원을 투자하며 내년 3월 착공해 2021년 완공 예정이다. 권 시장은 신도시 전기 공급 구상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신도시에 필요한 전력은 100㎿다. 연료전지발전소에서 60㎿를, 태양광발전을 통해 10㎿를 생산한다. 나머지는 스마트그리드(Smart Grid)를 통해 절약한 전기를 사용하는 거다.”

 연료전지발전은 도시가스 등에서 추출된 수소를 공기 중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를 얻는 방식이다. 발전과정에 온실가스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스마트그리드는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시간대별로 전기 사용량을 조절한다. 전기 사용량이 적은 야간에는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저장하고 전기 수요가 많을 때 끌어다 쓴다. 인근에 만들고 있는 대구국가산업단지(855만㎡)에도 같은 식으로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런 방안은 하루아침에 나온 게 아니다. 대구시는 이미 2000년 국제에너지기구(IEA)에 의해 ‘솔라시티(Solar City)’로 지정됐다. 온실가스 저감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실천하는 친환경 도시라는 의미다. 이후 성서산업단지에 연료전지발전소를 짓고 하수처리장 빈터 곳곳에 대규모 태양광 발전 시설을 했다. 그에 따라 2013년 기준 신재생에너지보급률은 4.6%다. 서울 2.03%, 부산 0.88%, 대전 2.53%를 훌쩍 넘어 전국 대도시 중 1위다. 권 시장의 복안은 이를 산업화하는 것이다. 그는 “신재생에너지만으로 움직이는 도시 모델이 성공하면 수출길도 열릴 것으로 본다”고 했다. 발전 설비와 스마트그리드 등 전력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유망한 산업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 규제개혁이라며 구체 사례도 들었다. 대구시가 낙동강변 빈터에 대규모 태양광발전소를 짓기 위해 업체까지 선정했지만 생태공원 훼손 등을 이유로 국토교통부가 허가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권 시장은 “대구를 ‘미래형 산업’ 도시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소개했다. 정부가 지역 전략산업으로 지정한 전기 자율주행차, 대구첨단의료복합단지에서 개발하는 사물인터넷(IoT) 기반 헬스케어, 물 산업 등 친환경 미래산업을 육성해 도시의 활로를 찾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웰니스(wellness) 도시’의 꿈도 이루어질 것이라고 권 시장은 확신했다.

대구=홍권삼 기자 hongg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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