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손연재, 올림픽 시즌 강조하는 한 마디 "후회없이 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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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앞두고 이 말을 많이 생각한다. '후회없이 하자'."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1·연세대)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부담감을 내려놓고 즐기기로 했다.

러시아에서 훈련을 마치고 잠시 귀국한 손연재는 22일 인천공항에서 "올림픽을 앞두고 '후회없이 하자'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며 "지난 몇 년간 메달을 따야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특히 지난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야한다는 압박이 컸다. 이젠 그런 것들을 다 놓고 훈련과정도 즐기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준비하면서 좋은 결과도 따라올 거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손연재는 4년 전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리듬체조 사상 최고 순위인 5위를 기록하며 스타로 떠올랐다. 이후 지난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고, 올해는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정점에 올랐다. 내년 8월에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은 그의 리듬체조 인생 전부를 보여주는 마지막 무대다. 그만큼 부담보다는 즐기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래서 과감하게 변화를 시도했다. 리본 종목에서 탱고 음악인 ‘리베르탱고(Libertango)’를 선택했다.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원곡에 미셀 카밀로의 재즈 기타 선율이 인상적이다. 그간 리본 종목의 배경음악은 클래식 음악이 많았다. 손연재는 "코치님이 음악 몇 개를 추천해줬고 그 중에 선택을 했다. 매년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내년엔 리본 연기가 그럴 것"이라며 "지금까지의 리본 연기와는 다를 것이다. 빠른 음악이라 힘들지만 훨씬 재미있게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미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 탱고 음악을 선택한 것인가는 질문에는 웃으며 "특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곤봉은 클럽 데스 벨루가의 ‘올 어보드(All Aboard)’ 곡을 골랐다. 경쾌한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풍부한 곡이다. 하지만 프로그램 구성에 맞게 배경음악이 바뀔 수 있다. 볼은 영화 '대부'의 삽입곡으로도 유명한 '팔라 피우 피아노(Parla Piu Piano)'다. 후프 음악으로는 소피 마르소 주연의 프랑스 영화 팡팡 OST 중 '왈츠(Valse)'를 골랐다.

프로그램 구성도 나왔다. 손연재는 "난도 구성은 2015 시즌과 비슷하다. 내 장점을 살려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기술을 많이 넣고, 감점을 당할 수 있을 부분은 정리했다"고 말했다. 곤봉 종목에서 트레이드 마크였던 곤봉을 엇갈려서 머리 위에 올리는 동작은 뺐다. 수구 조작을 하면서 댄스 스텝을 하는 시간도 늘려 꽉 찬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리고 손연재의 가장 큰 장기로 꼽히는 푸에테 피봇을 전 종목에 다 넣었다. 10바퀴 미만을 회전하는 푸에테 피봇을 많은 체력을 요구하는 기술이다.

손연재는 "세계선수권이 끝나고 바로 한 달간 웨이트 트레이닝을 집중적으로 했다. 원래 웨이트를 안했는데 체력 증진을 위해 노력했다"며 "확실히 웨이트를 하니 시즌 준비가 수월하다"고 말했다. 손연재는 지난달 러시아에 출국하기 전까지 학업에 집중했다. 하지만 올림픽 시즌을 위해 대학에서도 웨이트를 하는 등 철저히 준비했다.

손연재는 연말을 한국에서 보낸 후 내년 1월초 다시 러시아에 가서 프로그램 완성도를 높인다. 이후 내년 1월 20일 국가대표 선발전을 참가하기 위해 잠시 귀국한다.

인천공항=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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