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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금리인상-전문가 일문일답⑥] 안병국 센터장 "수출 부진 장기화 예상…한국, 금리 인하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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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안병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일문일답

-향후 미국의 금리 인상 스케줄은 어떻게 될 거라고 보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상한 것을 기점으로 2016년 상반기에 추가로 1차례, 하반기에 2차례 정도 인상을 더 실시할 것이다. 이를 통해 1.0%까지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이다. 이후 2017년 말까지 2.0%, 2018년까지 최종 2.5%까지 금리가 올라가 금리에 대한 정상화를 단행한 후 마무리할 것으로 본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한국 증시엔 어떤 영향을 미칠 걸로 보나. 과거에는 단기 하락했다가 중장기적으로 상승하는 패턴을 보였는데, 이번에도 그럴까.

“지난 12월 3일 유럽중앙은행(ECB) 회의 결과에선 시장 예상과 달리 강력한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유로화가 강세를 나타나며 유로화 캐리 수익률이 급락했다. 12월 중 광범위한 캐리 트레이드를 청산하려는 수요가 발생했다. FOMC 회의 이전에 발생한 이런 현상으로 세계 주식시장은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FOMC 금리인상 단행 이후엔 환율 변동성이 줄어들 것이다. 따라서 주식시장도 점차 안정세를 찾아갈 것이다. 코스피도 반등할 것이다.”

-미국 금리 인상의 여파를 주요 업종별로 나눠서 전망해달라.

“미 금리인상 이후, 코스피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접근해야 한다. 다만,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업종별 영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조선ㆍ기계ㆍ철강ㆍ운송 등은 부정적이다. 신용 스프레드가 상승하고 있어 이자보상배율이 낮고 순부채 대비 EBITDA(세금ㆍ이자지급전이익) 비율이 높다. 이에 비해 은행과 보험은 긍정적이다. 정유ㆍ화학, 화장품,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미디어, 반도체, 자동차, 호텔/레저, 증권 등은 중립적 의견을 제시한다.”

-금리 인상 이후 채권 시장 전망은

“미국 금리인상 전망을 충분히 반영해온 미국과 한국의 채권시장은 금리 인상 이후 완만한 하향 안정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완만한 속도로 금리가 정상화 되면 유동성은 완화 국면에 접어들 것이다. 미국은 기업활동 여부를 점검하면서 시장 예상에서 경기 개선 강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져 채권 투자가 늘어나면서 미국금리는 2016년말 2% 중반, 2017년말 2% 후반 정도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한국의 경우엔 국내 경기여건이 내년에도 밝지 않다는 점에서 추가 인하를 기대할 수 있다.”

-중국의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세계 경제에 큰 위기가 찾아올 것이란 비관론도 있다. 국내에서도 한계 기업이 무너지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최근엔 저유가로 인해 신흥국 경제 상황이 불안하고, 금리 이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에선 하이일드 채권 같은 정크 본드 투매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미국 금리 인상이 심각한 경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는가.

“위기 가능성은 낮다.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완만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세계 경제가 흔들리면 신흥국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한국 경제도 예외는 아닐텐데 어떻게 전망하나. 한국 정부가 조치를 취해야 하나.

“수출 부진이 장기화될 걸로 예상한다. 내수를 부양하기 위한 재정 지출 및 금리 인하 정책이 필요하다.”

-한국은행은 어떤 선택을 할 걸로 보나. 기준금리를 인상하다면 그 시점은 언제가 될까.

“2017년 중반 정도에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의 실업률, 기업 가동률이 정상화되는 시점으로 국내 금리 정상화 시점을 추정해본 결과다. 2016년까지는 국내경기 안정을 위해 완만한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다.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차이가 현재 1.5% 정도다. 2016년 말부터 한미 단기금리가 역전될 것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것이다.”

-금리 인상기에 투자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중은 어떻게 조정해야 하는지 등 투자 전략과 유망 투자상품에 대해 조언해달라.

“안전자산이 상대적으로 투자 이점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안전자산의 비중을 확대하고, 위험자산의 비중은 줄일 것을 권한다. 특히 신흥국 시장과 한계 기업의 주식ㆍ채권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투자가 유망한 상품으로는 일본 주식, 유럽 중소형주 주식을 추천한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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