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8일 백봉신사상 대상을 수상했다. 백봉신사상은 독립운동가 출신으로 국회 부의장을 지낸 백봉 라용균 선생의 기념사업회가 매년 언론사 정치부 기자들의 투표를 통해 신사(紳士)적 의정활동을 한 의원들에게 주는 상이다. 유 의원은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평소에 아무리 욕을 먹어도 정치가 제일 중요하다는 신념을 갖고 정치를 해왔다”며 “앞으로도 욕을 먹어도 정치를 똑바로 할 수 있도록 매진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유 의원은 지난 7월 ‘국회법 개정 파문’ 때 청와대와 친박근혜계의 요구로 새누리당 원내대표직에서 사실상 밀려났다. 당시 그는 사퇴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는 말로 수직적 당청관계를 비판했다. 유 의원은 8일 시상식에서도 “보다 성숙한 민주주의를 만들어내는 일도 우리 정치인들의 큰 시대적 책무”라고 말했다.
올해에는 유 의원 외에 정의화 국회의장과 이석현 국회부의장,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조해진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 우윤근·박수현 의원,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백봉신사상을 받았다. 이중 이종걸 원내대표는 시상식에 참석해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상을 받아 마음의 빚을 좀 덜었다”며 “유 전 원내대표를 보호하기 위해 온몸을 던졌지만 힘이 약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의 협상 파트너였던 입장에서 국회법 개정 파문 당시를 상기시킨 발언이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 김무성 대표는 수상소감 발표 차례가 되자 “저나 문재인 대표나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없는 것 같다”고 뼈 있는 농담을 했다. 정기국회 폐회(9일)를 앞두고도 쟁점법안 처리를 위한 협상이 공전 중인 상황을 빗댄 것이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