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의원 사진=뉴시스]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 내원자 가운데 C형간염 감염자가 78명으로 늘어났다. 매독·말라리아·B형간염 감염자도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질본)는 2008년 이후 이곳을 방문한 환자 2268명 중 1055명에 대해 C형간염 검사를 했더니 78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4일 밝혔다. 질본에 따르면 C형 간염 항체양성자(과거 감염됐거나 현재 감염중) 78명은 모두 다나의원에서 수액주사(정맥주사) 등 주사 처치를 받았다. 이 중 23명은 과거 감염됐으나 나았고, 55명은 현재 감염 중인 상태로 드러났다. 간암·간경화 등 중증 합병증으로 확인된 사례는 없었다.
질본은 C형간염 외에 B형간염·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매독 등 혈액을 매개로 감염되는 감염병에 대해서도 선별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3일까지 787건 조사 결과 매독 감염 4건, 말라리아 감염 14건, B형간염 감염도 23건 확인됐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지역사회에서 나오는 감염률과 큰 차이가 없다”며 “C형간염과 동일한 감염 경로로 발생했거나 확산됐을 가능성은 상당히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질본은 이번 다나의원 사태의 원인을 장기간 지속된 주사기 재사용과 관련한 혈류감염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처음 이 사건에 대한 제보가 접수가 된 즉시 중앙역학조사관을 현지에 파견했고 관련자에 대한 면담, 의무기록 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양 본부장은 “지난달 19일 다나의원을 폐쇄하여서 추가 전파를 방지했고, 초기 조사결과를 토대로 해서 다나의원 C형간염 집단발생의 원인을 전문가회의를 통해 신속히 검증하는 등 1차 목표를 달성을 했다”고 말했다.
양천구보건소는 지난 3일 기준 다나의원 이용자로 조사된 2268명 중에서 11명을 제외한 2257명의 연락처를 확보했다. 이 중 2050명(약 90%)에게 검사를 안내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의료인 면허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이달 중에 ´의료인 면허신고제 개선 협의체´를 구성하고 개선방안에 대한 논의를 내년 2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이 협의체는 의료법학회, 의료윤리학회, 의학회 등 전문가와 의료인단체뿐 아니라 환자단체 대표 등 10명 내외로 구성된다. 향후 이 협의체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없는 건강상태 판단기준과 증빙방안 마련 등을 논의해서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한다.
또 의료인 외에 약사에 대한 면허관리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약사에 대한 내실 있는 면허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의료인과 마찬가지로 면허신고제 도입방안 등을 함께 검토를 해서 면허관리체계를 정비를 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복지부는 이번 사건 피해자들의 치료비를 직접 지원하지 않고 의료분쟁조정중재원 조정신청제도를 통해 지원할 계획이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