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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X 기술이전 협상에 외교부 간부 긴급 투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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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국형전투기(KF-X) 사업에 필요한 21개 기술을 미국으로부터 이전받기 위한 협상에 외교부도 뛰어들었다.

핵심기술 4개 외 21개도 차질 우려
외교채널 통해 방사청 측면 지원
미 국무부선 “KF-X 최대한 협조”

 방위사업청이 주축이 된 정부 협상단은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록히드마틴사와 기술 이전 협상을 벌였다. 지난달 18일엔 서울에서 협상을 했다. 이번 협상팀에는 외교부 국장급 관계자도 포함됐다. 외교부는 미 국무부 인사들과 접촉하며 협상을 지원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21개 기술 이전을 최종 허가하는 기술 수출 승인권자다.

미국은 이미 다기능 능동전자주사배열(AESA) 레이더 등을 한국형전투기 체계에 통합하는 핵심 기술 4개의 이전을 거부했다.

 당초 방사청은 그 외 21개 기술을 이전받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장담해 왔으나 미국 측이 추가 협의를 원하면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장명진 방사청장은 지난달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21개 기술은 받을 수 있다고 보고와 정보를 받았는데, 미국 측이 디테일하게 협의하자고 해서 저도 당황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협상은 4개 핵심 기술 외의 세미 스텔스 형상기술 등 21개 기술에 대한 것이다.

 방사청 중심으로 진행하던 군사기술 협상에 외교부가 뛰어든 건 방사청의 ‘SOS’ 때문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국회에서 문제가 불거진 뒤인 9월 말께 방사청에서 처음으로 KF-X 기술 이전 협상을 함께하자고 협조 요청이 왔다”며 “기술 협상에 참여하게 된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교부는 무기 도입이나 기술 부문이 아니라 현장에서 함께 협상을 지켜보면서 외교채널 등을 통해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는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국무부 카티나 애덤스 동아태 담당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KF-X 사업에 대해 “미국은 가능한 한 최대한 이 사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애덤스 대변인은 이 사업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묻는 본지의 문의에 “미국은 가장 민감한 방위 기술 이전을 통해 한국의 국방 프로그램과 우선적 필요 (분야)를 계속 지원하고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미국 정부는 한국이 우려하는 문제를 놓고 록히드마틴사와 협의하고 있다”며 “이 과정을 통해 KF-X 사업을 계속 지원할 수 있도록 록히드마틴사와 긴밀하게 협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덤스 대변인은 “KF-X 사업은 방대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프로그램이 보다 정교해지면서 종종 수출 면허가 수정되곤 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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