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캣’ 인수 전 검사 중 결함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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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이 구매할 예정이던 와일드캣(AW-159·사진) 해상작전헬기가 영국 아구스타웨스트랜드 공장에서 수락검사(인수 전 상태 등을 확인하는 검사) 도중 자동비행장치 소프트웨어에 결함이 발생해 검사가 중단됐다.

자동비행 SW 보완 4주 넘게 걸려
군, 연내 4대 들여오려던 계획 차질
평가서 조작 의혹 이어 또 말썽

 김시철 방사청 대변인은 1일 “지난달 20일께 영국 업체 주관으로 와일드캣의 공장 수락검사를 진행했다”며 “검사 도중 공장 측에서 미비점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 수정·보완한 뒤 검사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문제를 수정 보완하려면 4~6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통영함 음향탐지기(소나) 비리 사건에 이어 와일드캣 도입과 관련해 가짜 시험비행평가서를 조작한 고위 군 관계자 8명이 이미 구속 기소된 상태다. 최윤희 전 합참의장도 지난달 24일 피의자 신분으로 강도 높은 검찰조사를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수락검사 문제가 불거지면서 5800억원을 들여 올해 4대를 인수하려던 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해군은 올해 4대, 내년에 4대 등 모두 8대의 와일드캣을 들여올 예정이었다.

 익명을 원한 군 관계자는 “와일드캣 도입과 관련해 한국군이 시험비행평가서를 조작해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데다 이번엔 수락검사에서도 문제가 발생해 내년도 도입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와일드캣은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으로 북한의 잠수함 위협이 커지자 한국 해군이 대응책 마련 차원에서 도입하기로 한 신형 해상작전헬기다. 대잠수함 작전과 해상 특수전 능력 등을 갖추고 있다. 미국의 시호크와 접전을 펼쳤으나 시속(260㎞)과 레이더 성능평가 등에서 앞서 해군이 최종 선택했다.

 수락검사는 제작 업체 주관으로 하는 공장수락검사(FAT), 구매자 주관의 현장수락검사(SAT), 국내에서 이뤄지는 기지수락검사(AT) 등 3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이들 단계에서 한 가지 문제라도 발생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다. 이번에 진행된 수락검사는 헬기를 인도받기 전에 한국이 요구한 작전요구 성능(ROC)대로 제작이 됐는지를 제작 업체에서 사전에 확인하는 첫 단계였다. 방사청 수락검사팀은 지난달 7일 영국을 방문해 9일부터 영국 업체가 주관하는 검사를 참관해 왔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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