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재개발] 광주시 동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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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광주시 동구는 상업.금융 중심지인 충장로와 금남로를 끼고 있으며 전남도청과 경찰청.체신청 등 각종 관공서가 밀집된 곳이다. 시민들의 주거 공간도 구한말(舊韓末) 때부터 동구를 중심으로 확산돼 대인.남광주.산수시장 등 재래시장이 발달했다.

'호남정치의 1번지'로 불리울 만큼 광주를 대표하는 도심이지만 10여년전부터 상무.풍암.일곡.첨단 등 외곽지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도심공동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대인.남광주.산수 등 재래시장도 백화점.할인점 등 대형 유통시설에 밀리면서 활기를 잃었다. 최근 들어 동구는 도심 공동화를 막고 대형 유통시설에 대응하기 위해 환경.시설 정비와 재개발 등 재래시장 살아남기 전략을 마련, 행정력을 쏟고 있다.

◇ 산수시장 재개발=1997년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재건축사업 시행 구역으로 선정됐으나 자금 확보와 시행자 선정 등의 어려움을 겪어 사업 추진이 더뎠다. 이 때문에 현재 상가번영회에 등록한 점포 1백3곳 가운데 무려 90여개가 점포 문을 닫은 상태다. 점포 규모도 영세하고 시장 골목은 노점상이 차지한 지 오래다.

그러나 지난 4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상가번영회 대표와 재건축사업 시행구역 변경 계획이 승인돼 본격적으로 재개발 사업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 23일 상가번영회에서 제출한 도시계획시설(시장)폐지 신청을 동구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원안대로 의결함에 따라 재개발 사업이 더욱 활기를 띠게 됐다.

상가번영회는 시장내 부지 1천30평에 지하 3층, 지상 15층짜리 주상복합 건물(연면적 7천4백18평)을 신축할 계획이다.

2005년까지 사업비 1백80억여원을 들여 점포 1백50개와 아파트 96가구를 신축하며 차량 1백60대를 수용할 주차공간도 확보한다. 배준연 회장은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서면 산수시장은 명실상부한 생필품 전문 매장과 주거공간으로 거듭나 침체된 재래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대인시장 환경정비=1965년에 농협공판장이 들어서면서 지역내 유일한 청과물 도매시장 역할을 맡아 한때 서구 양동시장과 더불어 '광주의 2대 시장'으로 불리웠다.

그러나 청과물 도.소매 기능이 각화동 농산물시장으로 이전한데다 주변에 롯데.현대 등 대형 백화점이 문을 열고 1996년에는 시외버스터미널마저 광천동으로 옮기면서 쇠퇴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1976년 상가번영회에 등록한 1백18개 점포 가운데 현재는 90여곳만 문을 열고 있으며 시장 골목과 주변 도로는 야채.잡화류를 파는 노점상이 장악한 상태다.

동구는 올 연말까지 국비와 지방비 18억5천5백만원을 들여 수산물.부식품.식기류.의류 등 생필품 소매시장으로 거듭나기 위한 환경정비와 주차장 개설 사업을 벌인다.

먼저 서울 중랑구 우림시장처럼 소비자들이 비와 직사광선을 피해 편안한 장보기를 할 수 있도록 11억1천4백만원을 들여 시장 골목 1천3백50m에 기와기붕 형태인 철골 구조로 비가리개를 설치한다. 또한 7억4천1백만원을 들여 시장내에 차량 30대를 수용하는 주차장(1백70평)을 개설할 계획이다.

◇ 남광주시장 환경정비=2001년 8월 도심을 통과하던 경전선 도심철도가 외곽으로 이설되자 남광주역도 폐지됐다. 물류 기능을 맡았던 역이 사라지자 남광주시장도 급속히 쇠락의 길로 들어섰다.

현재 남광주종합상가(등록 점포 1백48개)에는 노는 점포가 늘어나고 있으며 수산물을 취급하는 일반 점포도 2년전보다 영업 실적이 줄어든 형편이다.

이에 따라 동구는 이 곳을 수산물 전문 특화시장으로 육성하기 위해 올 연말까지 10억원을 들여 인천시 중구 신포시장에 설치된 반원형 투명 비가리개를 설치하고 법인상가의 전기.천정 보수 등 시설과 환경도 정비한다.

남광주역 광장에 주차시설(30대 수용)을 새로 만들고 도시공사에서 운영하는 유료 주차장 가운데 30면을 소비자를 위해 무료 주차 공간으로 전환토록 협의 중이다. 시장 입구에 아치형 표지판 설치와 소비자와 상인들의 원활한 통행을 위해 남광주역 광장과 제1순환도로를 연결하는 계단 개설을 추진 중이다.

유태명 구청장은 "환경 정비와 시설 보수를 통해 생필품.수산물 등 각 시장이 지닌 전문성과 특성을 살려 소비자와 상인이 공존하는 재래시장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두훈 기자
사진=양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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