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투탕카멘 무덤 뒤에 숨은 '비밀의 방', 비밀 풀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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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페르티티의 흉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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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탕카멘 무덤 뒤 ‘숨은 방’의 주인은 누구일까.

고대 이집트 소년왕 투탕카멘의 무덤 뒤에 ‘비밀의 방’이 숨겨져 있다는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제 이 방의 주인이 누구인지가 관심거리다. 고고학계에선 투탕카멘의 선왕 아크나톤의 왕비인 네페르티티의 묘실일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맘두 알다마티 이집트 문화재부 장관은 2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투탕카멘 묘실 뒤에 있는 다른 묘실을 발굴할 때가 됐다”며 “레이더 탐사 결과 또 다른 묘실이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90%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집트 제18왕조 파라오 아크나톤의 부인이자 투탕카멘의 이모였던 네페르티티(기원전 1371~1331년)는 생전 강력한 정치 권력을 휘둘렀던 것으로 전해진다. 남편 아크나톤을 도와 고대 이집트의 다신교 체제를 태양신 아톤을 섬기는 유일신 체제로 변모시키는 종교혁명을 단행했다. 조카이자 양아들 투탕카멘이 즉위한 뒤 섭정을 했다는 주장도 있다.

네페르티티의 무덤은 오랫동안 고고학계의 관심거리였지만 그 동안 존재가 확인된 적은 없었다. 독일 베를린 노이에스박물관에 있는 그의 유일한 흉상은 신비로운 미모로 유명하다.

3300년 간 미궁에 빠져 있던 네페르티티 무덤의 비밀은 지난 8월 미국 애리조나대 고고학자 니컬러스 리브스가 투탕카멘 묘실 뒤에 네페르티티의 묘실이 숨겨져 있다고 주장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리브스는 투탕카멘 묘실의 디지털 스캔 결과 묘실 북쪽 벽에 네페르티티의 다른 이름은 ‘스멘크카레’라는 글자가 새겨진 흔적이 있고 투탕카멘이 나중에 묻히면서 이 글자가 덧칠 됐다고 주장했다.

그 동안 이집트 당국은 ‘이 주장의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발굴에 회의적이었지만 세계 고고학계의 요청이 잇따르자 지난달부터 레이더 탐사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네페르티티의 무덤이 실제로 있을지는 아직 속단하기 어렵다. 투탕카멘의 묘실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숨겨진 묘실을 발굴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집트 당국은 세계 고고학계의 도움을 받아 이 묘실 발굴을 위한 연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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