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5000명 우면동에 모인 까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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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우면동에 들어선 삼성 서울 R&D 캠퍼스. 디자인?R&D 인력 5000명이 새로 이사왔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의 대이동이 시작됐다. 이동의 진원지는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이다.

디자인·R&D 인력 ‘캠퍼스’로 통합
담장 없는 소프트파워 산실 기대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에서 근무하던 디자인 인력과 수원의 연구개발(R&D) 인력 5000명이 서울 우면동에 들어선 ‘삼성 서울 R&D 캠퍼스’로 26일 이사했다. 이곳은 삼성전자의 디자인·소프트웨어와 같은 ‘소프트파워’의 산실이 될 곳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이동’에 정성을 쏟았다. 지난 4월엔 아예 임직원들에게 건물 이름을 지어달라는 공모를 했다. 삼성전자의 안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이상훈(60) 경영지원실장(사장)이 주도하는 사내 집단지성시스템인 ‘모자이크(MOSAIC)’를 통해서였다. 1000여 건의 의견이 모이고, 실제 이름을 짓기까지 참여한 투표인원은 7000명에 달했다.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담도 없앴다. 삼성이 서울에 처음으로 짓는 연구소란 의미를 감안해 인근 지역사회와도 어울릴 수 있도록 층수를 낮췄다. 이렇게 2012년 7월부터 연면적 33만㎡(10만 평) 규모의 땅에 10층짜리 5개동과 8층 높이의 1개 건물을 세웠다. 병원과 어린이집·명상실도 갖췄다.

 삼성전자는 “서울 소프트웨어 연구소-수원 모바일·디지털 연구소-화성 반도체 연구소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서초사옥에서만 2500여 명의 인력이 빠져나가면서 연쇄 이동도 이뤄지게 됐다. 삼성은 지난 2008년 11월 서울 태평로에서 서초사옥으로 삼성전자를 포함한 계열사 근거지를 옮겼다. 하지만 이번에 우면 캠퍼스 입주를 계기로 대규모 공실이 발생하자 삼성은 계열사 사옥 이전 검토에 들어갔다. 삼성생명도 삼성의 성장사가 담겨있는 ‘태평로 삼성본관’을 제외한 건물을 매물로 내놨다.

 삼성증권·삼성카드 등의 금융계열사도 태평로에서 서초동으로 옮길 예정이다.

 삼성 관계자는 “내년 1분기까지 사옥 이전 문제는 마무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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