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가 찍은 JFK 암살 비디오 돌려 주든가…"

미주중앙

입력

기사 이미지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되는 순간을 촬영한 홈비디오 테이프 원본을 둘러싸고 연방정부와 텍사스주의 한 여성이 법정에서 소유권 싸움을 벌이게 됐다.

AP통신은 텍사스 주 포스 워스에서 거주하는 게일 닉스 잭슨이란 이름의 여성이 1963년 11월 22일 댈러스를 방문한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되는 순간을 찍은 할아버지 오빌 닉스의 홈비디오 테이프 원본을 돌려달라며 연방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잭슨은 연방정부가 테이프를 돌려주던가, 아니면 1000만 달러(약 115억 3800만원)를 보상금으로 지불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AP통신은 잭슨 측 변호사가 지난 21일 워싱턴 DC 연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순간을 포착한 영상 자료로 가장 유명한 것은 댈러스의 의류업자 에이브러햄 자푸르더가 자신의 홈비디오 카메라로 촬영한 일명 '자푸르더 테이프'이다. 케네디 암살과 관련한 각종 보도와 영화, 다큐멘터리 등에 등장하는 영상 및 사진 자료들은 모두 '자푸르더 테이프'의 일부분이다.연방정부는 지난 1999년 자푸르더 유가족과 협상을 벌여1600만 달러에 테이프 소유권을 확보한 바있다.

하지만 '자푸르더 테이프' 외에도 케네디가 암살되는 순간을 촬영한 비디오 테이프 3종이 있었다. 그중 그 중 하나 게일 닉스 잭슨의 할아버지 오빌 닉스가 촬영한 것이었다.

원고 측 소장에 따르면, 오빌 닉스는 케네디 대통령이 탄 자동차 행렬이 댈러스 중심가 광장에 들어서는 광경을 찍기 위해 홈 비디오 카메라를 돌렸다가 우연찮게 암살 순간을 포착하게 됐다. 당시 그는 자신이 찍은 장면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몰랐다가, 현상한 필름을 찾고 나서야 알게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닉스는 케네디 암살 사건이 발생한 후 며칠 지나 자신이 찍은 홈비오 영상 테이프를 5000달러를 받고 UPI통신에 제공했다. 통신사가 25년동안 보관하고 있다가 그 이후에는 자신 또는 가족이 돌려 받는다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테이프는 이후 암살사건을 조사하기 위한 워렌위원회에 제출됐다가, 종적이 묘연해졌다.

닉스의 손녀인 잭슨은 할아버지가 자푸르더의 반대편에서 암살 현장을 찍었기 때문에 또다른 암살자가 있었는지 등 중요한 단서를 입증해내는데 중요한 자료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워렌 위원회가 오빌 닉스 테이프 역시 자푸르더 필름만큼이나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음에도 미국 국민들에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닉스 테이프의 원본이 현재 어디있는지는 알 수없다. 그나마 연방수사국(FBI)이 수사 과정에서 떠놓은 복사본은 남아있다.

테이프 원본은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 보관돼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하지만 게일 닉스 잭슨측 변호사는 NARA에 문의한 결과 그 곳에 테이프가 없다는 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NARA 대변인은 23일 AP통신의 확인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뉴시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