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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TV 699 → 397달러 … 거스 엣우드 소파 360만 → 314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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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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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규모 배송 대행업체인 몰테일이 운영하는 약 1만1000㎡ 규모의 미국 뉴저지 물류센터에 한국으로 배송할 직접 구매 제품들이 쌓여있다. 몰테일은 이번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약 7만2000건의 주문을 한국으로 배송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보다 약 20% 증가한 수치다. [사진 몰테일]

미국 최대의 쇼핑 대목인 블랙프라이데이가 27일(현지시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온라인쇼핑몰 아마존닷컴 등이 지난 20일 이미 일부 세일을 시작하면서 국내 직구족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본지 11월23일자 B3면>

미국 ‘블프’ vs 한국 ‘K세일’
직구 상품, 의류·전자 등 다양화
시장 규모 2조 … 한국어 사이트 늘어
배송 1~2개월 걸리는 수입 가구
직구 제품과 가격차 줄여서 판매

 미국의 경우 가방·시계·전자제품 등을 최대 200달러(미국 내 운송비·세금 포함 가격)까지 관세를 면제받을 수 있어서 10만~20만원대 지갑 등 패션 잡화제품이 인기다. 국내 해외직구 시장이 올해 2조원대를 바라보면서 한국어 서비스를 지원하는 미국 직구사이트도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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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최대규모의 해외 배송대행업체 몰테일의 박병일 해외사업본부 팀장은 “그동안은 직구 상품의 80%가 옷이었는데 최근에는 전자제품, 자동차 부품 등 품목이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몰테일에 따르면 UHD TV의 경우 올해(1~10월) UHD TV 직구량이 약 4배로 늘었다. 70~84인치 TV 직구도 30% 증가했다. 블랙프라이데이는 가전을 직구하기에 적절한 시기다. 아마존·월마트·타겟 등 미국의 주요 유통업체가 앞다투어 미끼 상품으로 고가의 가전 제품을 60%까지 할인하며 ‘핫딜’(특가 판매)로 내놓는다. LG전자도 기존 제품보다 약 40% 저렴한 TV를 ‘미국 블프용 기획상품’으로 내놓았다. 아마존에서 삼성전자 48인치 LED TV 2015년형 모델(699.99달러)은 397.99달러로 약 반값에 판다. 55인치 UHD TV 2015년형 제품은 1599.99달러에서 997.99달러로 602달러나 값을 내렸다. LG전자 관계자는 “미국은 유통업체가 구매한 재고를 블랙프라이데이 때 싸게 팔고, 고객이 직접 설치하기 때문에 배송·설치까지 업체에서 해주는 한국보다 저렴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 블프는 한국에서 판매하지 않는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기회다. LG의 지패드 7.0 4G LTE는 일부 국내 통신사의 LTE망을 이용할 수 있고, Azpen A700 7인치 태블릿 PC는 50달러 내외의 합리적인 가격이다. 인텔의 SSD 730-480GB는 사양이 높은 제품이지만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가격 범위다. 미국 패션브랜드인 갭·폴로 등도 할인 폭이 크다. 예년의 경우 갭의 실내복은 10달러 이하, 폴로 패딩점퍼는 59.99달러에 나오기도 했다.

 직구는 큰 할인폭으로 구매할 수 있지만, 미국 내 배송지 주소에 따라 구매 총액이 달라지는 등 고려할 점이 많다. 몰테일 박병일 팀장은 “델라웨어주로 배송을 받으면 미국 소비세를 내지 않아도 되고, 결제 화폐를 달러로 해야 이중 환전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가전제품의 경우 한국에서도 쓸 수 있는 프리볼트 제품인지, 배송 기간, 환불 정책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미국의 거의 모든 업체가 할인 행사를 하기 때문에 넥스태그(nextag.com), 카멜카멜카멜닷컴(camelcamelcamel.com) 같은 가격 비교 사이트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미국 블프’ 기간에 한국은 ‘K-세일데이’로 맞불을 놓는다. 명품 브랜드 프라다는 27일부터 사상 처음으로 일부 품목을 50% 할인 판매한다. 유통 업체들은 해외 온라인몰에서 구하기 어려운 제품이나 배송이나 사후서비스(AS) 등의 문제가 까다로운 수입가구 등으로 차별화에 주력했다. 현대백화점은 27일부터 고가 패딩브랜드인 에르노 서브제로구스점퍼를 194만원에 60개 한정 판매한다. 지난달 국내에서 품절된 신상품으로 해외에서도 온라인 판매 제품을 찾기 힘들다. 영국 브랜드 덴츠 장갑의 경우 39만8000원에 판매하는데 영국 현지 쇼핑몰(세금·배송료 등 포함 약 60만원)보다도 약 30% 저렴하다. 수입가구의 경우 직구 제품과 가격차를 줄였다. 거스 엣우드 3인쇼파는 360만원에서 314만원으로 할인해 아마존 판매가(308만원)와 가격차가 2% 수준이다. 권태진 현대백화점 마케팅팀장은 “해외 직구로 가구를 구입하면 배송에 1~2달이 걸린다”며 “AS 등을 고려하면 국내에서 구입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의 겨울 신상품을 역대 최대 할인률(61%)로 판매하고, WMF 등 수입 주방용품을 약 70% 할인한다. 김정환 신세계 영업전략팀장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와 비슷한 할인률에 직접 입어보고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K세일데이에는 유통업체 뿐 아니라 삼성전자·LG전자·세정·금강제화·로만손 등 10여개 제조업체도 참여했다. 삼성전자는 해외판매 모델에 한국어 설정을 적용한 스마트 TV 등 기획상품을 11번가·G마켓 등 온라인쇼핑몰에서 선착순 판매한다. 75인치 TV가 349만원, 60인치가 149만원 등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직구할 때 내는 관세(8%)와 부가가치세(10%), 배송비와 보험료, 벽걸이 설치 비용(10만원)이 들지 않고 배송도 이틀이면 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K세일기간 60인치 이상 대형 TV를 중심으로 최대 300만원 할인한다. 냉장고·세탁기 일부 모델도 최대 20% 할인 판매한다.

 온라인몰은 대량 구매로 배송비 등을 절감해 개인이 해외 직구할 때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진짜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중인 11번가는 레베카밍코프 미니백을 14만8000원에 판매한다. 아마존에서 현재 156달러(약 18만6168원)에 판매하는 제품이다. 옥션은 ‘블랙에브리데이’ 행사를 통해 코치 남성 지갑을 9만9000원에 내놓았다. 이베이코리아 정소미 해외직구팀장은 “인기 상품을 미리 확보하고 중간 유통마진과 배송비를 줄였고, 교환이나 반품도 간편하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블프’에 맞춰 국내 온라인몰은 중국의 직구족을 겨냥한 특별 할인행사를 26~28일 연다. G마켓·인터파크 등 국내 20개 온라인 쇼핑몰과 중국에서 한국 제품을 판매하는 현지 온라인 쇼핑몰 5곳에서 화장품·한류스타 상품 등을 최대 80% 할인해 준다.

구희령·김현예·하남현 기자 hea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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