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대경제연 "체감하는 내집 마련 부담이 실제 두 배 이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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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주택 가격을 실제보다 더 비싸게 체감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집을 사기 위해 돈을 모아야 하는 기간도 정부 발표치의 두 배 이상으로 길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전국 성인 80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다.

응답자들이 느끼는 주택 한 채의 평균가격은 2억8000만원이었다. 실제 평균 주택 가격인 2억4400만원보다 14.8%나 높았다. 특히 전세 거주자가 느끼는 가격이 2억8400만원으로, 자가 거주자(2억8000만원)나 월세 거주자(2억7300만원)보다 높았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용화 선임연구원은 “향후 주택을 직접 살 가능성이 높은 전세 거주자들에게 집값 부담이 더 크게 다가오기 때문”이라고 원인을 분석했다.

‘내 집 장만’을 위해 아끼며 돈을 모아야 하는 기간도 실제보다 더 길게 체감하고 있었다. ‘집을 사려면 몇 년 동안 세후소득을 모아야 하는가(연소득 대비 주택가격)’라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평균 12.8년이 걸린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정부가 조사해 발표한 수치의 두 배가 넘는다. 지난해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 결과 이 기간은 평균 5.7년으로 집계된 바 있다.

한편 응답자들은 정부의 주택시장 정책 방향성에 대해선 이중적인 태도를 취했다. 응답자 절반 이상(57.6%)이 저금리 정책이나 세제ㆍ금융 혜택을 통한 매매수요 전환 등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한 지원을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에 대해서는 56.5%가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혀 ‘규제 강화에 반대한다(43.5%)’는 의견보다 많았다.

이 연구원은 “높아지는 체감 주택가격에 세제 지원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주택담보대출이 갖고 있는 사회적 위험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지수 기자 yim.ji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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